[한국, 퍼펙트스톰 경고음] "코로나도 버텼는데…" 거리두기 해제에도 자영업자 한숨 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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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입력 2022-05-02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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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3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문영태 씨가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 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대출을 갚기 위해 반강제로 버텼습니다. 폐업하는 순간 대출을 상환해야 하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운영한 겁니다"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여 만에 해제되면서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자영업계는 여전히 울상을 짓고 있다. 기대했던 50조원 규모 손실 보상도 차등 지급으로 전환한 데다 코로나 금융지원 조치 종료도 불과 4개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달 28일 551만개 소상공인·소기업에 대한 피해 규모를 54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시 즉시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코로나19 비상 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했다.

다만 손실보상금이나 방역지원금 등 현금 지원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인수위는 손실보상률을 현행 90%에서 높이고 보상 하한액도 현행 50만원에서 올릴 것이라고 했으나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인상하겠다는 언급은 없었다. 이는 윤석열 당선인 1호 공약이었던 1곳당 최대 1000만원 지원안과 배치돼 자영업계에선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인수위가 밝힌 손실 규모 54조원도 30조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 정부에서 7차례에 걸쳐 31조6000억원을 지급한 만큼 나머지 차액(22조4000억원)에 대한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당장 오는 9월로 다가온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종료 시점도 공포감을 더하고 있다. 거리두기가 해제돼 매출 상승 효과는 어느 정도 있겠지만 4~5개월 안에 빚 청산까지 할 정도로 수직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폭탄’까지 맞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한 2020년 4월 말부터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금융권 대출에 대해 일괄적으로 만기 연장 또는 원리금 상환 유예를 해주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 같은 혜택을 받은 소상공인 대출 잔액은 133조8000억원(70만1000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만기 연장이 116조6000억원(65만1000건)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원금 상환 유예 12조2000억원(3만8000건) △이자 상환 유예 5조1000억원(1만2000건) 등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국 자영업자 대출 잔액도 909조2000억원으로 전년 803조5000억원보다 13.2% 증가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말 684조9000원과 비교하면 32.7%나 급증했다.

여기에 현 정부가 임기 말로 미뤘던 전기·가스요금과 밥상 물가 인상까지 본격화하고 있어 업계에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연합회는 “자영업자 채무가 제3금융권 이용까지 합하면 300조원 이상으로 이미 이들 생존 기반은 처참히 무너져 내린 상태”라며 “50조원 규모의 온전한 손실보상과 배드뱅크를 포함한 긴급구조 플랜, 5년간 150조원 규모 코로나 극복 및 회복 지원 예산 등을 약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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