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강한 긴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증시도 크게 휘청이고 있다. 지난 4월 6일 공개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5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이 언급됐으나 시장의 분위기는 한번에 0.75%포인트를 올리는 ‘자이언트스탭’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3일부터 열리는 5월 FOMC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현재 시장분위기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장기화로 경기둔화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어 사실상 ‘시계제로’인 상태다. 이에 따라 5월 주식 환경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추가로 하락하기 보다는 당분간 이슈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리서치센터가 전망중인 5월 코스피 밴드는 최소 2550포인트에서 최대 2850포인트를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이 2600~2850포인트를, 신한금융투자와 교보증권, KB증권은 각각 2550~2800포인트, 2600~2800포인트, 2570~2820포인트를 내놨다.
연초 이후 4월 29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17조5737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조7235억원, 7조3266억원을 순매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이같은 매도 움직임은 앞서 언급한 변수들이 꾸준히 증시를 짓눌러왔기 때문이다. 반대로 개인 투자자들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가격이 내려갈 때 주식을 사들이고 올라갈 때 파는 전략을 세우면서 최근의 주식 조정장세를 매수기회로 삼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분간 변동성 장세는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당분간 쉼 없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불안정한 흐름은 단기적으로 해소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월 주식시장에 대해 “변동성 위험에 대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책과 관련된 변화를 주식시장이 전부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5월 주식시장은 월초 변동성의 진단에 따라 단기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단 및 정책 시사, 양적긴축 이행 등 통화정책에 대한 해석과 반응이 5월 글로벌 주식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5월 FOMC 이후에도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은 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긴축 속도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조정은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곤 있지만 상대적으로 낙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악재들을 상당부문 소화해 낸 만큼 하방경직성을 확보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노동길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밸류에이션 선(先)조정이 상당 부분 전개됐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은 부담이나 동시에 이익 감소를 방어하고 있고, 이익 크게 감소하지 않는 상황에서 코스피 역시 큰 폭의 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변동성 확대와 공포심리 강화는 반대로 (증시반전을 위한)변곡점 및 턴어라운드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는 가격조정과 기간조정을 통해 불확실성 변수와 악재들을 상당부분 선반영 중으로 5월 조정은 악재들의 무게감을 덜어내는 국면이며 중기 추세반전 국면에서 마지막 진통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라면 변동성을 활용하는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일례로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가 2700선 이상일 경우 추격매수를 자제하고, 매수시점을 늦추는 전략이 유리하다”면서 “2600선대부터 변동성 확대 시 분할매수 전략을, 코스피가 2600선을 하회하는 구간에 진입하면 적극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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