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은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국가의 최대 고민이다. 40년만에 최고조에 달한 인플레이션은 미국인들의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2021년 1월에 비해 2배가 상승했다. 주택가격의 상승폭도 컸다. 2월 기준으로 주택 가격은 전년에 비해 19.8%나 올랐다. 3월에는 식료품 가격이 1년 전보다 10% 상승했다. 비교적 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급등하는 물가에 서민들의 비명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5월부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빠른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경제가 침체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그러나 디트릭 최고시장전략가는 최근 몇몇의 지표를 근거로 인플레이션 완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주 미국 상무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3월 개인소비지출가격지수(PCE)는 1년 전보다 6.6% 올랐다. 이는 지난 1982년 1월 이후, 40여 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이며, 시장이 예상했던 6.4%를 웃돈다. 에너지(33.9%), 식료품(9.2%) 급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들 품목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대비 5.2% 올라 시장 예상치를 다소 밑돌았다. 월별 기준으로 전달보다 하락한 것은 2020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경직성 인플레이션 급등이 동반되지 않는 것도 인플레이션 진정의 근거로 꼽히고 있다. CNN은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인플레이션을 경직성 인플레이션과 신축성 인플레이션의 두 가지로 나눈다"라면서 "전자는 교육비, 대중 교통비, 자동차 보험과 같은 가격에서 더 느리고 영구적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있는 품목을 포함하고 있으며, 후자는 가스, 의류, 우유, 치즈 등 가격 변동이 더 큰 품목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진행되는 동안 경직성, 신축성 2종류의 인플레이션이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경직성 인플레이션은 신축성 인플레이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최근의 물가상승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신호라고 CNN은 지적했다.
중국의 코로나 19로 인한 봉쇄 탓에 세계공급망 균열이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문제가 완화하고 있는 추세다. 기업들이 쉽게 더 많은 물자를 얻을 수 있다면 원자재 가격은 내려가면서 물가상승세가 완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디트릭 전략가는 지적했다. 게다가 LPL파이낸셜의 자료에 따르면 상하이에서 로스앤젤레스, 뉴욕, 로테르담까지 운송요금은 지난해 최고치보다 평균 28% 떨어졌다. 분석 회사인 시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 데이터에 따르면 컨테이너선의 일정 안정성도 개선되면서 물류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이처럼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지만, 디트릭 전략가도 "인플레이션의 하락은 내구재 부문의 경우 갑작스러울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우리가 터널의 끝에서 빛을 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맞달려오는 기차를 보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경고했다.
한편, UBS 애널리스트들 역시 인플레이션이 3월에 최고조에 달한 후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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