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마지막주인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집계됐다. 이 기간 개인의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9127억7300만원으로 국내 주식 전체 1위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496억7600만원)와 DB하이텍(431억3700만원)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월간 기준으로도 반도체주 순매수세는 강력한 상황이다. 개인의 4월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4조5231억700만원으로 2위를 기록한 네이버(8330억3800만원)의 5.43배에 달한다. SK하이닉스도 개인 순매수액 7198억7900만원을 기록하며 순매수액 3위에 등극했다.
개인의 반도체주 선호 현상은 해외주식에서도 확인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은 4월 마지막주에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SOXL)를 6943만7829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전체 해외주식 중 3위에 달하는 수치다. 월간 순매수액으로는 6억4188만4352달러를 기록하면서 해외주식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SOXL은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다.
개인의 반도체주 집중 매수는 지속적인 주가 하락에 따른 저가매수 행보로 풀이된다. 3월 말 6만9600원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4월 마지막 거래일에 6만7400원까지 떨어졌다. 4월 28일 장중에는 6만48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11만8000원에서 11만2500원으로 하락했다.
해외 반도체주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429에서 2919.74로 한달 새 14.85%(509.26포인트) 급락했다. 엔비디아는 272.86달러에서 185.47달러로, AMD는 109.34달러에서 85.52달러로 약세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개미들의 반도체 사랑이 이번에는 빛을 볼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봤을 때 반도체주의 현재 주가가 저점에 도달한 상황이고 반도체주가 매크로 환경과 별개로 안정적인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서버 수요가 현재 기준으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지만 반도체주는 비중을 확대할 만하다"며 "업황 반전은 아직이지만 주가가 밸류에이션 저점에 도달한 상황이다. 서버 수요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축소된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이 안정적인 비중확대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실적 발표를 보면 애플과 메타, 아마존 등은 매출 또는 손익 감소 가능성을 예고했지만 TSMC와 퀄컴 등은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2분기 손익 개선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국내 반도체주도 환율 효과와 1분기에 반영된 일회성 비용 등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매크로와 지정학, 코로나19 불확실성에도 양호한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은 반도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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