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윤석열 정부 인수위가 추진 중인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논란과 관련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2일 오후 비대면으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의 부산 이전 이슈와 관련해 "산은의 지방이전은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라며 "(해당 사안과 관련해) 논리적인 논쟁 없이 자꾸 주장만 되풀이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산은은 국가경제와 산업정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그 기능이 저해되면 큰일"이라며 "중요정책을 이런 식으로 결정하고 집행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말 기자간담회 당시 산은의 부산 이전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대의견을 냈고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산은의 지방이전 이슈와 관련해 사회적 논의나 합의점 도출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회장은 "무리하게 강행하고 나중에 심각한 폐해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을 지던가"라며 "과거에도 무책임하게 산은을 나눴다 합쳤던 전례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산은의 경쟁력만 떨어진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산은의 지방이전 이슈가 정치화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소모적 주장과 싸움 대신 생산적, 정책적 토론과 논쟁이 있어야 한다"면서 "지역균형발전에 대해 누가 동의를 하지 않겠느냐. 나도 지역균형발전에 동의하지만 이는 국가 전체의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작심발언을 이어갔다.
이와 함께 지역발전 방안은 결국 국가 경제에 기여해야 한다는 소신도 함께 밝혔다. 그는 "(국가 경제 경쟁력을) 축소하고 훼손할 게 아니라 파이를 키우는 방법으로 가야 한다"면서 "지역 간 최소한 네거티브 싸움은 되지 않아야 하는데 네거티브 싸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언급한 '두 개의 금융중심지는 불가능'이라는 워딩 역시 네거티브 싸움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이 회장은 다만 "오세훈 서울시장의 발언은 전적으로 동감한다"면서도 "그러나 지역이기주의화해서 혜택은 내 것, 비용은 네 것이라는 방식은 실질적인 성과 없이 폐해를 유발할 뿐"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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