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우리은행 횡령사건, 매우 심각한 사안…관련자 엄정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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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5-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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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금융감독원장[사진=금융감독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614억원 규모의 횡령사건과 관련해 "사고에 책임이 있는 관련자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하고 감독당국의 검사 과정 등에 대해서도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3일 밝혔다.

정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 14층 회의실에서 열린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발생한 대형 금융사고는 은행권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원장은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 진행상황에 대해 "현재 사실관계를 규명 중"이라며 "책임자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하고 내부통제 미비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외부감사인의 감시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회계법인의 품질관리시스템 상 미비점이 있는지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원장은 지난 수 년 간 10여차례에 걸쳐 해당 은행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음에도 횡령 정황을 발견하지 못한 감독당국의 감독 부실과 무용론 등 당국을 향해 쏟아진 비판을 의식한 듯 "그동안 당국 검사과정에서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제도개선을 추진하려 한다"면서 "각 은행 자체적으로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에 문제가 없는지 긴급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 원장은 이밖에도 오는 5일 예정된 FOMC에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줄 것을 은행들에 요청했다. 그는 특히 "대내외 충격에도 은행이 자금중개 기능을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해야 한다"면서 "위기국면이라는 인식하에 은행들이 잠재 신용위험을 보수적으로 평가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정 원장은 유동성이 축소되고 디레버리징이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해 은행권이 가계·기업부채 관리에 보다 중점을 둬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 원장은 "가계부채 부실 문제가 우리 경제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기업부채와 관련해서는 신용위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종료시 상환부담 급증으로 부실이 확대되지 않도록 연착륙 방안을 잘 마련해 이행해주길 당부했다. 정 원장은 "아직은 은행의 외화조달 여건이나 외화유동성 상황이 안정적으로 보이나 미국 금리인상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이원덕 우리은행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을 비롯해 국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 17개 은행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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