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한 기아 ‘EV6’는 주문이 밀려들어 출고 기간이 이달 기준 18개월 걸린다. 지난달보다 2개월 더 늘어났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GV60’도 12개월이 걸려 전기차 모델 대부분이 지금 주문하면 내년에나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천정부지 치솟는 유가에 연비 효율성이 탁월한 하이브리드 모델도 대기 1년은 기본이다. 준중형 SUV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중형 SUV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모두 18개월 이상이 걸리며, ‘싼타페’, ‘투싼’, ‘K8’, ‘아반떼’ 등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12개월이다. 그나마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9개월로 대기기간이 짧다. 내연기관은 하이브리드보다 대기기간이 다소 줄지만 일부 인기 차종은 하이브리드를 능가한다. 디젤 ‘카니발’과 가솔린 쏘렌토 모델은 14개월, 가솔린 스포티지는 11개월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 불만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1년 이상을 기다리느니 출고가 빠른 모델로 갈아타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국내 주요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상대적으로 출고기간이 짧은 르노코리아차와 쌍용차 모델을 선택했다는 이들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르노코리아차와 쌍용차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늘어나 출고대란의 반사이익을 일부 반영한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북미와 유럽에서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기 때문에 탄력을 받으려면 차량용 반도체와 와이어링하니스(전선 뭉치) 등의 핵심 부품을 몰아줄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국내 출고적체가 심각한 수준이기에 하반기에도 이를 관리하지 못한다면 신차 흥행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신차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현대차 ‘아이오닉6’는 아이오닉5에 이은 두 번째 전용 전기차 모델이다. 3분기 출시 예정이며, 앞서 선보인 콘셉트카 ‘프로페시’의 디자인을 계승한 중형 스포츠 세단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4분기 출시 예정인 7세대 그랜저는 1세대 ‘각 그랜저’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살린 뉴트로(뉴+레트로) 요소가 주된 특징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의 후발주자인 폴스타가 최근 원활한 물량 공급을 앞세워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것처럼, 당분간 국내 완성차 시장은 고객 인도가 얼마나 제때 이뤄질 수 있느냐가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랜저는 국내 베스트셀링카 1위에 수시로 올랐던 모델이기에 7세대 풀체인지는 출고기간 최소화에 각별히 신경 쓸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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