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배우 신현빈이 말하는 인생 속 '지옥의 순간'

[사진= 티빙 제공]

저주받은 불상이 나타난 마을에서 마음 속 지옥을 보게 된 사람들과 그 마을의 괴이한 사건을 쫒는 초자연 스릴러다.
신현빈은 재앙을 맞닥뜨린 천재 문양 해독가 이수진 역을 맡았으며 하나밖에 없는 딸의 죽음으로 남편 정기훈(구교환 분)과 떨어져 홀로 진양군에서 지내던 중 귀불이 불러온 재앙에 휘말리는 인물이다.
드라마의 내용이지만 때로는 우리 인생에서도 지옥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을 마주할 때가 있다. 연기를 통해 지옥의 순간을 경험한 신현빈 배우와 인생에서 지옥의 순간이 끊임 없이 나타난다면 어떻게 할 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출연하신 작품 중에 온전히 오컬트를 다루는 것은 이번 '괴이'가 처음이셨을 것 같습니다. 평소에 오컬트 장르에 관심을 가지고 계셨는지, 또 작품의 어떤 면을 보고 출연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특정 장르를 선호하지는 않고 끌릴 때만 보는 편이에요. 괴이는 사람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끌렸어요.
 
Q. 완성된 괴이를 본 소감은 어떠신가요?
A. 현장에서 다른 분들의 작업을 볼 수 있었는데 색다르고 재밌었어요.
 
Q. 신현빈 씨가 해석한 이수진은 어떤 인물인가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는지 궁금합니다.
A. 아이를 잃고 살아가는 인물인데 그 과정에서 자신을 찾아가고 변화해 가는 모습에 차이를 두고 표현하려고 했어요.
 
Q. 극중 천재 문양 해독가 설정입니다. 해당 설정을 위해 따로 준비한 부분이 있으신가요?
6부작의 짧은 내용에서 이수진의 전사는 하영이를 눈 앞에서 잃은 것 외에 크게 그려지지 않는데요. 배우님께서 따로 생각하신 전사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아이가 어릴 때부터 다른 부부처럼 다투기도 하고 아이를 잃게 되면서 함께 있는 것을 괴로워 하는 모습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Q. 아이를 눈앞에서 잃은 상황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몰입은 잘 되셨는지, 어렵진 않으셨나요?
A. 상상이 안돼요. 어떤 감정인지도 모르겠고, 다른 분들과 얘기를 했었는데 하나의 감정으로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무섭기도 두렵기도 하고 어려 감정들이 들 것 같아요.
연기이고 한순간이지만 크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Q, 상대역인 구교환 배우가 인터뷰에서 신현빈 배우와 개그 듀오였다고 몇 번씩 강조하셨는데 어떤 지점에서 두 분의 개그 코드가 잘 맞으셨나요? 또 기억에 남는 구교환 배우의 개그가 있으시다면 하나만 말씀해주세요
A. 상대방이 하는 개그가 웃긴 거예요. 웃기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둘이 비숫하니까 설정해서 상황극 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게 재밌었어요.
 
Q, 인생에서 지옥이 끊임없이 나타난다면 어떤 모습일 것 같으시나요?
A. 드라마를 찍기 전부터 생각을 해봤는데 짐작 가는 순간이 있긴 했지만 그 생각을 안하고 싶어요. 드물지만 그 순간을 극복한 사람은 괜찮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왕이면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Q. 영화 '클로젯' '지푸라기'부터 '슬의생' '너를 닮은 사람' '괴이' 등 쉼 없이 작품을 공개하고 있는데요, 계속 이렇게 러브콜을 받는 이유를 자평하자면 무엇을 들 수 있을까요? 배우로서 자신만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A. 그걸 알아야 재취업을 할 텐데 되게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운이 좋았다는 생각을 제일 크게 하는 것 같아요. 왜 저를 선택하셨을까요(웃음). 아마도 생각하기에는 조금이라도 다르게 하고 싶어하고 달라 보이게 하고 싶어하고 그럴 수 있는 얼굴을 가지고 있나 봐요.
 
Q. 시즌2를 암시하는 듯한 결말로 끝이 났는데요. 시즌제에 대해서 배우들, 연상호 감독과 다음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셨는지. 배우님도 기대하시는 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아무래도 이야기가 확장될 수 있다는 여지를 보여주면서 끝을 냈는데, 기회가 된다면 시즌2가 나오면 좋을 것 같아요. 이제는 더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고 재밌지 않을까 싶어요.
 
Q. 6부작인데 30분 이내 분량이라는 짧은 에피소드라 더 속도감이나 흡입력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1시간 안으로 에피소드들이 구성된 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A. 새롭기도 하고 재밌었어요, 새로운 방식이지 않았나 생각해요.
 
Q. 콘텐츠 공개 이후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요. 시청자들에게 어떤 부분으로 보면 더욱 콘텐츠를 잘 즐길 수 있을지 등을 당부하자면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요?
A.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저희 작품이 하나의 장르에 들어맞는다고 하기에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고려해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Q. ‘너를 닮은 사람’에 이어 ‘괴이’까지 견디기 어려운 아픔을 가진 인물, 무거운 감정을 가진 인물을 연기하셨습니다. 본인의 실제 성격과 비슷한 점이 있는지 아니면 전혀 달라서 힘들었던 것들이 있나요?
A. 표면적으로는 없는데 있겠죠. 이런 캐릭터들을 만났을 때 힘들어하는 마음을 보듬어주고 싶어요. 성격에서 그런 면은 어느 정도 있겠지만 연기를 할 때는 그 순간에 집중하려고 해요.
 
Q. 다음 작품에서 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A. 전작과는 다른 면에 끌려서 괴로움이나 아픔이 덜한 연기를 하지 않을까 싶어요.
 
Q. 구교환 배우와 연기 호흡은 어떠셨나요? 평범한 일상을 살았던 회상신부터 격하게 싸우는 신, 함께 괴불을 이겨내는 신까지 굉장히 다양한 장면들이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상대 배우로서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A. 기대감이 컸었고 촬영을 하면서 기대보다 좋았던 것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편했고 내색하지는 않지만 배려해준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Q. 결말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다양한데, 신현빈 배우는 어떻게 보셨나요?
A. 이 인물이 겪어왔던 아픔과 괴로움을 이겨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결말이 좋았어요.
그 이후에 달라져 있는 모습들을 보면서 잘 살아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K 장르물'의 세계적 인기 속에서 공개돼 해외에서도 관심을 받았죠. 'K 장르물'을 직접 경험해본 배우로서 한국 장르물이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통하는 이유를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또 다른 'K 장르물'과 비교해 '괴이'만의 차별점을 꼽아주세요.
A. 그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재밌는 것에 대한 감정이 통하는 걸까 라는 생각도 들고요.
상황 속에 놓여진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감성적인 장르물이지 않을까 싶어요.
 
Q. 마지막 6회에서 눈을 가리고 귀불을 봉인하는 신이 나오는데, 눈을 가리고 연기하는 게 힘들진 않았나요?
A. 생각보다 안 보여서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몇 번 찍다 보니까 익숙해져서 감각적으로 의존을 하게 되더라고요.
 
Q. ‘괴이’로 장르적인 도전과 또 한 번 색다른 캐릭터를 보여주셨는데 배우로서 이번 작업에 대한 소회와 어떤 작품으로 남았는지 답변 부탁드려요
A. 저한테는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도전적인 작품이었어요.
 
Q. 명확한 전사가 나오지 않아 기훈과 수진이 어떻게 결혼으로 이어지게 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는 팬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배우님이 보시기에 수진은 기훈의 대체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서 결혼까지 하게 됐을까요?
A. 비슷한 분야에서 공부를 하던 사람이니까, 만남에서 연애와 결혼까지 가게 되지 않았을까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는데 연애가 주가 되는 게 아니니까 그렇게 전개가 이어지지는 않은 것 같아요.
 
Q. 연상호 작가님이 이 작품의 시작을 멜로라고 하셨는데 배우님도 '괴이'를 멜로라고 느끼고 접근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멜로적인 지점이 분명히 있고 멜로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은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흘러가는 밀도도 멜로라고 생각해요.
 
Q.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역시나 감정 연기였는지 궁금합니다. 이 외에도 힘든 점이 있으셨는지요?
A. 지나고 나면 힘들었던 것도 까먹어요. 그렇지만 아이가 사고가 나는 장면이 제일 힘들지 않았나 생각해요.
 
Q. 액션신이 있는 다른 배우와 달리 신현빈 씨는 감정연기가 중점적으로 그려졌습니다. 액션 연기 같은 이러한 부분에 더 많이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으신가요?
A. 액션이 주가 되는 작품은 해본 적 없어서 막연히 궁금하다는 생각도 있고 걱정도 있어요.
 
Q. '괴이' 캐릭터 중에서 수진 역을 제외하고 도전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캐릭터가 있을까요?
A. 다 재밌을 것 같아서 한 회당 한번씩 해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Q. 주로 차분한 캐릭터와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작품을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신현빈 배우가 주로 끌리는 대본은 어떤 이야기인가요?
A. 그 사람이나 이야기가 얼마나 궁금한가인 것 같아요. 이 이야기가 궁금증이 커지면 그 작품을선택하는 것 같아요.
 
Q. 촬영장의 뒷이야기도 궁금합니다. 기억에 남는 NG나 동료 선후배 배우들과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매일매일 괴로운 장면들을 찍으면서도 즐겁고 반가웠어요.
 
Q. '괴이'를 통해 배우로서, 혹은 사람으로서 배운 지점이 있으실까요?
A. 자기 인생의 지옥이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주어진 하루하루를 잘 살살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가장 잊고 싶고 극복하고 싶은 내면의 지옥은 무엇인가요?
A. 있지만 비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