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31분 챔피언 조가 1번 홀(파4) 티잉 에어리어에서 티샷을 시작했다.
첫 번째 순서는 아마추어 송민혁(18). 티샷한 공이 왼쪽으로 감기더니 벙커에 빠졌다.
두 번째 순서는 이동민(37), 시원한 스윙과 함께 티샷을 마친 순간. 김비오(32)가 쓰러지는 한 사람을 보고 소리쳤다. 그리고는 달려가서 몸을 잡았다. 오렌지색 재킷을 입은 마셜(자원봉사자)이 티잉 에어리어 옆 부스 테이블을 잡고 헐떡였다.
선수들은 그대로 경기를 멈췄다. 대한골프협회(KGA) 직원들이 머리를 받쳤고, 두 갤러리가 쓰러진 자원봉사자의 다리를 주물렀다. 한 명은 의사였다. 천만다행이다.
의식이 돌아왔다. 그 사이 KGA 직원들은 무전과 발로 뛰며 신속하게 대처했다. 대회장에 대기 중인 구급차가 출발했다.
갤러리에게 양해를 구하고 구급차가 들어오는 길을 텄다. 카트가 앞섰고 구급차가 따랐다. 구급요원들은 도착하자마자 내려 들것에 싣고 차를 돌렸다.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에 과감하게 티잉 에어리어 앞에서다.
쓰러진 자원봉사자는 챔피언 조의 이동식 순위표를 맡았다. 선수들의 첫 홀이라 과로 등의 이유는 아니었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손뼉을 쳤다. 서로에게 '잘했다'는 의미로다.
한참을 기다린 김비오의 티샷 차례. 폭풍 후라 KGA 직원들도 어안이 벙벙했다. 소개하지 않아 티샷을 못 하고 있었다.
한 갤러리가 "소개를 해야 시작하지"라며 웃었다. 그제야 소개하고 시원하게 티샷을 날렸다.
올해 GS칼텍스 매경오픈은 1라운드 5000여명, 2라운드 3000여명의 갤러리가 방문했다. 토요일인 이날도 갤러리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구름 갤러리 속 빛났던 골프대회 운영이다.
안형국 KGA 과장은 "상황 종료까지 8분이 걸렸다. 경기 지연도 8분이다. 그 시간 동안 갤러리 등 모든 사람이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응급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감사하다"며 "해당 자원봉사자는 빈혈이 있었다. 모집 공고를 보고 자원한 대학생이다. 현재 병원에 도착해 정밀 검사 중이다. 보호자에게도 알렸다. 상태를 계속 확인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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