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의 기업대출 문턱이 낮아진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다른 시중은행과 동일한 예대율 규제를 받게 되면서 기업대출을 늘릴 때 확보해야 할 자금 비중이 소폭 줄어들게 됐다. 기업대출 시 영업장, 제출서류 확인을 위한 현장실사도 허용된다. 가계대출이 중심인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업금융 시장으로 발을 넓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은행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이달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예대율 산정 시 기업대출을 취급하지 않았을 때는 가계대출에 가중치 100%가 적용됐다. 가계대출을 100만원 실행하려면 예금을 최소 100만원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업대출을 신규로 늘리려면 이 가중치는 115%로 늘어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데 걸림돌로 지목돼왔다. 가계대출 비중이 100%에 가까운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업대출을 늘리려면 그만큼 기존 가계대출에 대한 예금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시중은행에 적용되는 기업대출 가중치(중소기업 85%, 개인사업자 100%) 대비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에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도 기업대출을 실행할 때 일반 시중은행과 동일한 예대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업대출을 내줄 때 현장실사 같은 대면 거래도 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의 비대면 제출 서류 진위 확인, 실제 영업 여부 확인 등을 위해 현장실사가 필요한 경우나 연대보증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한해서만 대면 거래가 허용된다.
이는 최근 기업대출 시장으로 발을 넓히려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4분기에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가 기업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도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협력해 100%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모바일 앱상에서 대출 실행 프로세스를 최종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뱅크는 지난 2월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앞으로도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업대출 등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권고로 올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성장률은 5%(전년 대비)로 제한돼 있는 등 가계대출 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계대출 비중을 축소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을 취급하거나 중소기업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등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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