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바닥론에 힘이 실리는 상황에서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빠른 긴축과 경기 둔화로 반도체 수급에 대한 우려가 확대 중이고, 달러 강세로 외국인들의 이탈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달러화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주가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60%(400원) 내린 6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6만6000원도 재차 깨질 위기다.
이는 외국인들의 순매도 때문이다. 5월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385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압도적인 1위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순매도 규모인 6373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 중인 셈이다. 개인 순매도 금액이 두 번째로 많은 카카오(941억원)를 비롯해 순매도 규모 순위로 6위까지인 LG생활건강(773억원), LG에너지솔루션(656억원), NAVER(653억원), SK하이닉스(529억원)의 매도금액을 모두 합친 금액(3552억원)보다 많다.
지난달 28일 삼성전자는 2분기 컨퍼런스콜(컨콜)을 통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7조7800억원, 14조12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 대비 1.59%, 1.84%가 늘어난 수치다. 특히 매출은 3개 분기 연속으로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 의견을 잇달아 내놓으며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외환 충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30원 오른 1274.0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1276.6원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달러 강세는 삼성전자 주가에 부정적이다. 수출기업의 경우 달러 강세는 이익상승으로 직결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주식 매도로 이어진다. 매도를 통한 이익실현과 달러 환전에 따른 추가 수익까지 챙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NH투자증권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초부터 2020년 6월까지 삼성전자 주가와 원·달러 환율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상관계수는 -0.38로 나왔다. 달러와 주가의 상관계수가 1이면 두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1의 경우 반대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이는 곧 삼성전자 주가는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낼 경우 하락하는 경향이 있음을 대변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만일 달러당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설 경우 횡보를 이어오던 삼성전자 주가는 추가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매매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투자이익과 환차익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쉽게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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