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도 상장 철회··· 연초 이후 철회 기업만 5개사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이날 상장 절차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9~10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대다수 참여자가 공모가 하단에 미달하는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원스토어는 공모가를 희망범위(3만1000~3만8800원)보다 낮춘 2만5000~2만8000원으로 확정해 공모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한 IPO 업계 관계자는 "전날까지만 해도 2만5000원 수준에서 공모가를 확정하고 청약을 진행할 것으로 들었다"며 "다만 시장 상황이나 재무적 투자자(FI)들의 구주매출 등을 고려해 향후 상장을 다시 추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스토어는 총 666만주를 공모하며 이 중 193만5000주를 구주매출할 예정이었다. 지난 2019년 FI로 합류한 SKS키움파이오니어의 몫이었다. 공모가를 주당 2만원 중반 수준으로 낮출 경우 FI의 구주매출 규모는 종전 약 750억원(주당 3만8800원 기준)에서 484억원가량으로 줄어들게 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원스토어의 성장성을 좋게 본 기관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공모가 할인을 기대하는 투자자들도 많았다"며 "다만 FI의 구주매출로 인해 낮춘 몸값으로 상장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기업' 외면하는 시장 분위기··· 컬리 등 예비 IPO 기업 '어쩌나'
두 회사가 상장을 철회하며 올해 증시 입성에 실패한 기업은 5개사로 늘어났다. 연초 이후 현대엔지니어링·보로노이·SK쉴더스·대명에너지가 상장을 철회했다. 대명에너지의 경우 상장 철회 이후 다시 공모 일정을 시작하며 상장에 성공했지만, 공모가는 40% 이상 낮춰야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기조로 자본시장의 분위기가 급변하며 IPO 기업들도 '유탄'을 맞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업계 관계자는 "많은 구주매출 물량이나 투자자들의 눈높이와 맞지 않은 기업가치 등으로 상장을 접은 기업들도 있지만, 시장 분위기가 작년과는 정반대로 바뀐 영향도 크다"며 "원스토어의 경우 지난해 상장이 이뤄졌다면 어렵지 않게 흥행에 성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이 이뤄지며 적자 구조를 유지하는 대신 높은 매출 증가세를 내세우는 성장 기업들에 대한 투자 매력이 낮아졌다는 해석이다.
5월 IPO 시장에서 다수 기업이 증시 입성을 포기하며 향후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도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조만간 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승인이 예상되는 이커머스 기업 컬리 역시 적자를 감수하고 성장세를 유지하는 전형적인 성장기업에 해당한다. 당초 컬리 상장의 걸림돌로 지적됐던 김슬아 대표의 지분 문제는 재무적투자자(FI)들의 공동의결권 행사 합의로 인해 해결됐지만, 시장 분위기가 달라진 만큼 적절한 기업가치 고평가에 대한 논란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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