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발사체 표현을 쓰지 않기로 했다. 또 위협이 아닌 ‘도발’로 정의하기로 했다. 이 장관이 북한 미사일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내며 경고 수위를 높인 것인데, 오히려 군 내부에서는 당분간 대북 ‘Low-Key(절제된 대응)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주한미군사령부가 지난 3월 24일 북한이 화성-17형(한·미는 화성-15형으로 결론) 시험발사 당시, 합동참모본부의 대북(對北) 맞대응 훈련 요청을 거부한 사례 등 북한과 대화를 원하는 미국 행정부 입장이 우리 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 장관은 취임사에서 전임 서욱 장관이 주장한 대북 선제 타격에 대해 ‘자위권 대응’으로 수위를 조절했다. 자위권 대응 전제로 북한의 ‘전술적 도발’, ‘직접적인 도발’을 언급했는데 전술적 도발이 탄도미사일이 아닌 재래식 무기를 활용한 도발을 뜻한다는 점에서 군이 북한 핵 실험 등에 대해 직접 대응을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장관이 전날 공군작전사령부와 미사일방어사령부를 방문해 항공 작전과 미사일 방어 작전 태세를 점검하며 한 발언에서도 절제된 대응 자세가 엿보였다.
이 장관은 전날 미사일방어사령부에서 “우리 군은 앞으로 패트리어트 미사일 성능 개량, 탄도탄 조기 경보 레이더 추가 도입, 천궁Ⅱ 전력화 등을 통해 북한이 보유하지 못한 다층의 첨단 미사일 방어 체계를 지속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군작전사령부 항공우주작전본부(KAOC)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 고도화와 핵 실험 가능성으로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공군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 도발에 대한 압도적 대응을 말하고 있지만,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은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 센터장은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정제된 표현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며 “북한과 대화를 원하는 미국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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