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지난 3월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모바일)'을 비장의 카드로 활용해 올해 2분기 폭발적인 실적 성장을 예고했다. 던파모바일이 출시 후 1분기 실적에 기여한 기간이 8일에 불과한데 해당 기간 전체 모바일 게임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일으킬만큼 기록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넥슨에 상당한 자신감을 불어넣은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910억엔(약 9434억원, 100엔당 1036.3원 기준)의 매출과 385억엔(약 3992억원)의 영업이익, 403억엔(약 417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2022년 1분기 실적을 12일 발표했다. 분기 최고 기록을 경신한 'FIFA 온라인 4'와 중국에서 이용자 지표가 개선된 '던전앤파이터', 3월 국내에 출시된 던파모바일과 크게 늘어난 동남아 등 기타 지역의 매출이 1분기 실적에 기여했다.
넥슨은 2분기 영업이익을 통해 상반기 전체 이익률을 높이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넥슨은 2분기 실적 전망치로 매출 813억~873억엔(약 7959억~8542억원, 100엔당 978.5원), 영업이익 227억~273억엔(약 2218억~2700억원)을 제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5~56%, 47~77% 늘어난다는 관측이다.
또한 넥슨의 2분기 실적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중국 ‘던전앤파이터’의 견조한 매출 성장이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출시 첫날 이용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넥슨 모바일 게임의 기록을 갈아치웠고, 잔존율(리텐션)도 높게 유지되고 있어 장기 흥행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출시 후 단 8일간의 매출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되었음에도 넥슨 1분기 전체 모바일 게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 PC온라인 라이브와 모바일 신작 출시로 매출 '쌍끌이'
넥슨은 1분기에 FIFA 온라인 4,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 PC온라인 라이브 게임이 안정적 서비스를 기반으로 호실적을 거뒀고 모바일 신작 던파모바일이 흥행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1분기 PC온라인 매출은 677억엔(약 7019억원), 모바일 게임 매출은 233억엔(약 241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했다.
FIFA 온라인 4가 '22TOTY(Team Of The Year)' 클래스 업데이트 패키지 출시로 분기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던전앤파이터가 중국에서 '춘절 패키지' 판매로 1년 전보다 15% 많은 매출을 일으켰다. 서든어택은 아홉 분기 연속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넥슨은 '서든패스'의 확장판 개념인 '2022 시즌1 로얄패스'를 출시하고 신규 생존 모드 '퍼스트존'을 업데이트했다.
던파모바일은 장기간 서비스된 PC 원작 지적재산권(IP)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신규 이용자와 PC 원작 게임을 경험한 이용자를 모두 끌어모으는 데 성공하면서 쾌조의 첫 발을 뗀 것으로 평가된다. 던파모바일 출시 후 기존 PC 버전의 던전앤파이터 접속자 수가 늘어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 중국·동남아 등 기타 지역의 약진…"이용자 친화적 서비스를 안정적 매출로 연결"
지역별로 중국과 동남아 등 기타 지역 매출 증가세가 뚜렷했다. 중국에선 던전앤파이터가 지난 2021년 8월부터 이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춘 시스템 개편, 캐릭터 레벨 확장 등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이용자층을 견고히 다진 덕분에 안정적 매출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등 기타 지역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59억엔(약 61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넥슨은 동남아 지역 매출 성장 비결로 메이플스토리, 메이플스토리M 등을 장기간 서비스하며 축적한 노하우와 국가별 상황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꼽았다. 대만과 홍콩 지역의 메이플스토리 서비스에서 진행한 연말연시와 춘절 프로모션을 통해 이용자의 호응을 얻고 메이플스토리M도 지난 3분기 이후 이 지역에서 매출이 지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넥슨은 2021년 3분기부터 던전앤파이터, FIFA 온라인 4,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등 라이브 서비스 중인 주요 게임에서 이용자 친화적 서비스로 지표를 개선하고 이를 안정적인 매출로 연결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일례로 메이플스토리는 지난 겨울 대규모 업데이트 'DESTINY'로 모험가 직업군을 리마스터하고, 신규 보스를 추가하는 등 콘텐츠가 확충돼 일간 순이용자(DAU) 지표가 작년 4월 수준을 회복했다. 넥슨은 올해 2분기부터 국내 매출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넥슨은 1분기 호실적을 이끌어낸 FIFA 온라인 4와 중국에서 탄탄한 성과를 보이는 던전앤파이터에 더해, 지난 3월 말 출시된 던파모바일이 최상위권에 안착한 성과가 온전히 반영될 2분기에 더욱 큰 실적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던파모바일 뿐만 아니라 연내 출시 예정인 신작 또한 사전등록, 오픈 테스트 등 출시 전 예열 단계에 돌입해 하반기 성장세에 탄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 대전격투·MMORPG·슈팅·레이싱…출격 대기 중인 성장 기폭제
대전격투 게임 'DNF 듀얼(Duel)'은 오는 6월 28일 글로벌 게임 유통플랫폼 '스팀(Steam)'과 플레이스테이션(PS) 4, 5 등의 PC·콘솔 플랫폼으로 출시된다. DNF 듀얼은 8억5000만명의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던전앤파이터의 IP를 활용한 2.5D 그래픽 기반 대전 격투 게임으로, 격투 게임 '길티기어', '블레이블루' 등으로 유명한 일본 아크시스템웍스와 네오플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히트2(HIT2)'가 2분기 중 사전등록을 시작한다. 히트2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세계관 등을 보여 준 넥슨의 액션RPG 히트(HIT)의 IP를 이어받고 대규모 PvP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대형 MMORPG다. 최근 넷게임즈와 넥슨지티가 합병해 출범한 넥슨게임즈의 개발 노하우가 집약돼 연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PC 온라인 슈팅게임인 '프로젝트D'는 오는 26일부터 사전예약을 받고 6월 9일부터 스팀에서 글로벌 테스트를 진행한다. 프로젝트D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투 환경에서 개성있는 9명의 요원을 조합한 5명 팀의 팀이 서로 싸우는 3인칭 슈팅 게임이다. 캐릭터별 고유 스킬과 사실적인 전투 액션 등 전략적 플레이 요소를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넥슨의 스웨덴 소재 개발 자회사인 엠바크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3인칭 슈팅게임 '아크 레이더스(ARC Raiders)'도 PC와 PS5, 엑스박스 시리즈 등 콘솔을 아우르는 멀티플랫폼 게임으로 연내 출시된다. 아크레이더스는 지난 2021년 12월 북미 게임행사 '더게임어워드(TGA)'에서 최초 게임 플레이 영상을 공개하면서 글로벌 게이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PC·콘솔·모바일 간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멀티플랫폼 캐주얼 레이싱게임 '카드라이더: 드리프트'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된다. 넥슨의 간판 IP인 카트라이더를 4K UHD 고해상도 그래픽으로 구현된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던파모바일의 성공적인 출시와 호실적으로 2022년 첫 분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신 이용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자사의 개발력을 총 집중해 준비 중인 출시 예정작들도 곧 넥슨의 서비스 라인업에 합류해 이용자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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