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포인트 끌어내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통화정책,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이 복합적인 하방요인으로 작용한 탓이다.
KIEP는 17일 '2022년 세계경제 전망' 발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6%에서 3.5%로 하향조정했다. 내년 성장률은 3.6%로 봤다.
KIEP의 올해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3.6%)보다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12월 올해 세계 성장률을 4.5%로 전망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1%포인트 이상 하향 조정할 것을 예고했다.
선진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3.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종전 전망치보다 0.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교란과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높은 인플레이션, 미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로 지역과 영국은 각각 2.8%와 3.7%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앞선 전망치보다 1.8%포인트, 1.6%포인트 낮아졌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공급망 교란 등으로 성장세가 상당폭 둔화됐다.
중국은 종전 전망치보다 0.4%포인트 하락한 5.1%로 예상된다.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는 하지만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조치 시행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영향이다.
중국정부가 양회의 목표치(5.5%) 달성을 위해 신형인프라 건설 및 기업투자 확대 등을 위한 경기부양책을 현재 계획보다 강하게 추진할 경우에는 전망치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아세안 5개국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으로 회복하면서 0.1%포인트 소폭 하향조정된 5.1%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공급망 교란은 이 지역 공통의 하방 리스크여서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이 연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는 대러 제재로 인한 금융시장 충격, 높은 인플레이션, 러 중앙은행의 고금리 정책 등으로 성장세가 큰 폭으로 둔화될 전망이다.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보다 12.4%포인트 급락한 -9.5%로 예상된다.
전세계적인 하방리스크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성배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2023년에도 높은 인플레이션,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 전쟁의 장기화 등이 주요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내년 세계경제는 3.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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