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경제가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자원개발 등으로 꾸준한 이익을 거두고 있는 종합상사가 주목받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락장에서 LX인터내셔널(이하 LX인터)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이하 포스코인터)의 주가는 큰 변동 없이 수익률을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연초 이후 이날까지 마이너스 12%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중이다.
반면 LX인터의 주가는 연초 대비 46.88%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 등에 타격을 받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포스코인터도 연초 대비 5.79% 오르며 글로벌 시황과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삼성물산은 연초 대비 마이너스 1.26%로 코스피보다 낙폭이 적다.
종합상사의 수익률이 준수한 배경은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침체기 와중에 진행한 사업다각화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 대란 등의 상황을 맞아 빛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종합상사는 지난 1990년 중반까지 세계를 누비며 국내 수출을 주도했던 곳들이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전성기를 끝내고 침체기를 보내던 상황이다. 2014년 종합상사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미생'으로 관심이 환기되기도 했지만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종합상사들이 다시 전성기를 되찾을 기세다. 증권가에서도 "좋을 줄은 알았지만 훨씬 더 좋았다"라는 평을 남기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먼저 지난 4월 27일 삼성물산은 상사 부문에서 지난 1분기(연결 기준) 매출 5조7800억원, 영업이익 19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1년 전보다 매출은 53% 늘었고 영업이익은 2배 이상 증가했다. 그 결과 상사 부문이 건설 부문보다 두 배가량 많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포스코인터도 지난 13일 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매출은 9조9122억원으로 1년 전보다 3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429억원으로 1년 동안 79% 증가했다. 철강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인도네시아의 팜유 사업이 가격 인상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실적개선 폭이 가장 넓은 곳은 LX인터다. LX인터는 지난 1분기 매출 4조9181억원과 영업이익 2457억원을 기록했다. 1년 동안 매출은 3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7% 넘게 증가했다. LX인터의 호실적은 석탄과 팜오일의 가격 급등 효과다. 다른 기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로 피해를 보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LX인터 등 종합상사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기회를 만들어 낸 것이다.
증권가는 최근 상사업종에 대한 '다시보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말 요소수 공급난을 겪으면서 공급망 취약성이 드러나자 '라면부터 미사일까지'라는 슬로건을 가진 종합상사의 역할론이 다시 주목받았다"며 "제품 취급 범위와 진출 지역이 넓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원개발과 신재생에너지, 배터리 재활용, 모빌리티 등 신사업 진출도 지켜볼 만한 포인트"라며 "사업 다각화가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확인된다면 모험을 추구하는 상사 비즈니스가 종합 사업회사로 주목받으며 저평가 국면을 벗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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