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WSJ가 주최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하락하고 있다는 “분명하고 확실한” 증거가 나타날 때까지 긴축 정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봐야 할 것은 인플레이션이 분명하고 확실한 방식으로 내려오고 있다는 점이며 우리는 그것을 볼 때까지 계속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올해 3월 이후 기준금리를 총 0.75%포인트 올렸다. 이는 통화정책을 '중립' 수준으로 '신속하게' 전환하려는 연준 계획에 따른 일환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금리를 중립으로 인상하는 데 “전혀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2.5% 수준으로 추정되는 중립금리 수준 이상으로 금리를 끌어 올릴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연준은 금융 상황과 경제가 실시간으로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실업률이 현재 매우 낮은 수준인 3.6%에서 소폭 오를 수 있지만 노동시장의 상당한 손실 없이 수요를 줄이고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는 '경로'가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연착륙 혹은 부드러운 착륙'을 언급하며 충격을 주지 않는 한에서 경기 하강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이를 달성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이렇듯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억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연일 내비치고 있으나 월가에서는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패니메이, 도이체방크 등 주요 월스트리트 기업들이 향후 2년간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할 뿐만 아니라 월가 유력 인사들도 경기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고 잇달아 경고하는 상황이다.
찰리 샤프 웰스파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향후 2년 내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샤프 CEO는 WSJ 행사에서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약간 경제적 여파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소비자들이 고물가 속에서도 지출을 이어가고 있는 점, 기업 재정이 건설한 점 등에 비춰 완만한 침체가 될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 전 CEO이자 현 수석 회장인 로이드 블랭크페인도 최근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 "분명히 '매우 매우' 큰 위험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15일 CNBC와 인터뷰하면서 “미국은 경기 침체를 대비해야 한다”며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역시 현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느리게 대응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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