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침체된 부동산 수요를 진작하기 위해 중국 지방정부들이 '다둥이 가정' 공략에 나섰다. 다자녀 가정에 대해 주택 구매 제한 규제를 풀어주는가 하면, 주택 구매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다자녀 가정의 주택 구매를 적극 장려하고 나선 것이다.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함과 동시에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조치다.
이달에만 13개 도시 다자녀 가구 주택 구매 장려
18일 중국 제일재경일보 등에 따르면 저장성 항저우시 정부는 전날 부동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 촉진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엔 3자녀 가구의 주택 실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구매제한령으로 묶인 기존 주택 보유 개수에서 집 1채를 더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주택 분양 추첨 참여 시 무주택자 신분으로 간주해 우선순위로 배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항저우 외에도 두 자녀 이상 가구의 주택 개선 수요를 겨냥한 지방정부는 적지 않다.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5월 들어서만 장쑤성 난징과 우시, 광둥성 둥관 등 모두 13개 도시에서 발표한 부동산 부양책에 다자녀 가구 주택 수요 진작이 언급됐다.
난징시는 두 자녀 이상 가구에 대해 집 1채를 추가로 더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둥관도 두 자녀 이상 가구에 대해선 주택 구매 제한 고삐를 풀었다.
다자녀 가구에 한해 대출 한도를 늘리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지방정부도 있다. 랴오닝성 선양시는 18주 미만의 둘째 혹은 셋째 자녀를 보유한 가구에 대해선 주택공적금(일종의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자가주택을 구매하면 대출한도를 현행 최고 수준보다 30% 늘려주기로 했다.
장시성 징더진은 18주 미만의 둘째, 혹은 셋째 자녀를 보유한 가구에 대해 주택 구매시 각각 ㎡당 200위안, 300위안(약 5만6000원) 보조금을 제공한다.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해 온 중국은 최근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대두되자 2016년 한 자녀 정책을 폐기, 두 자녀를 허용한 데 이어 지난해는 세 자녀까지 낳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럼에도 출산율이 저조하자 다자녀 가구에 주택 구매 우대 혜택을 제공하기로 함으로써 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출산 장려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것이다.
한 중국 중개업소 관계자는 제일재경일보를 통해 최근 중국내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세 자녀를 낳을 능력이 되는 가정은 중·고소득층인만큼, 이들 잠재적 주택 구매자를 겨냥한 조치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민간 부동산기업 위안화 채권 발행도 '시범 허용'
부동산은 중국 경제의 25~30%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그런데 최근 중국 코로나 봉쇄, 부채 단속 등 부동산 규제 강화 조치로 부동산 경기마저 침체돼 중국 경기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신규주택 판매면적과 판매액은 각각 39%, 46.6% 하락했다. 주택 판매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12.5% 하락한 ㎡당 9326위안에 그쳤다. 집이 안 팔리니 매출이 반토막 난 부동산 기업들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5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해 주택대출금리 하한선을 하향 조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부동산 실수요 살리기에 나선 배경이다.
최근엔 중국 당국이 일부 민간 부동산 기업에 대해 시범적으로 역내 위안화 채권 발행도 허용했다. 비자위안(碧桂園), 룽후(龍湖), 메이디즈예(美的置業)가 그 첫째 시범대상이다.
그간 부채 리스크 우려로 억제했던 민영 부동산 기업들의 채권 발행을 차츰 허용하기로 한 셈이다. 게다가 이들 회사채 보증을 위해 은행에서 신용부도스와프(CDS), 신용위험완화증서(CRMW)도 발행하도록 함으로써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조치로 룽후와 비자위안은 최대 5억 위안, 메이디즈예는 최대 10억 위안 위안화 채권을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발행금리는 3~5%대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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