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와 삼성전자 안팎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 경영진은 이날 오후 12시부터 3시까지 평택캠퍼스를 찾아 바이든 대통령 방문을 대비한 사전 점검 및 준비 작업을 점검했다. 이날 삼성전자 임직원에게는 경영진의 평택캠퍼스 방문 및 도로 보행 지침이 공지됐다.
美 바이든 대통령 방문에 윤석열 대통령도 동행 예고
이 부회장은 전용 헬기를 타고 이동해 평택캠퍼스 3공장(P3) 위주로 꼼꼼히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의 바이든 대통령 수행단 측도 이미 현장을 답사, 바이든 대통령의 동선과 경호 문제 등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22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내한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전체 방한 일정 중 첫 번째로 삼성전자 평택공장 방문할 것이 유력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이번 평택공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이 이뤄지면 사상 처음 한국의 반도체 공장을 찾는 대통령이 된다. 중국과 글로벌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미국이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 헤게머니를 공고히 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에서 대(對)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동맹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과 자국 내 제조시설 확충을 추진해왔다. 직접 참석한 백악관 주재 반도체 공급망 대책회의에 삼성전자를 초청하기도 했다. 삼성은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대규모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다.
한미 '반도체 동맹' 다지기...세계 최대 평택공장 방문이 기폭제
특히 미국으로선 한국은 대만과 함께 주요한 반도체 공급처이자 파트너 국가다. 한국 역시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의 45% 이상을 미국에서 들여오고 있어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반도체를 생산할 수 없다.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삼성전자 평택공장 방문은 한미가 '반도체 동반자 관계'임을 대내외적으로 공표하기 위한 행보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삼성전자 방문이 큰 틀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반(反)중 연대 성격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연결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점에서 IPEF 협력 의지를 드러낸 윤 대통령도 전격적으로 삼성전자 동행 일정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평택공장은 단일 반도체 생산라인 중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이다. 축구장 400개 넓이인 289만㎡의 부지에 2015년부터 조성됐다. 평택 1라인은 2017년 6월부터 양산을 시작했고 평택 2라인은 2018년 1월 착공해 2020년 처음으로 D램 제품을 출하했다. 현재 3라인이 연내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4라인은 기초 공사가 한창이다.
이 부회장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 둘째 날인 21일 저녁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국빈 만찬에도 참석한다. 이 자리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한 5대 기업 총수와 6대 경제단체장이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재계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평택 공장 방문을 계기로 이 부회장이 대외 경영 행보를 본격 재개할 가능성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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