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KT에 따르면 구 대표는 디지코 경영전략 이행 성과와 향후 경영 방향을 두고 해외 주주와 소통하기 위한 글로벌 미팅을 추진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간 KT 해외 주주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엔데믹으로 인해 시장 환경이 변한 만큼 빠르게 글로벌 소통 채널을 복구하려는 행보다.
업계에선 구 대표가 해외 IR에 참석하기 위해 이달 말 미국을 포함한 해외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구 대표는 현지에서 주요 투자자·기관과 만나 디지코의 미래 비전을 직접 설명하고 KT와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코 전략에 힘입어 KT가 12년 만에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것도 구 대표가 해외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내는 이유 중 하나다. KT는 지난 12일 1분기 연결 매출 6조2777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4.1% 성장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626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41.1% 급증했다. KT가 분기 영업이익 6000억원대를 넘어선 것은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통신과 함께 디지코 사업이 골고루 좋은 실적을 거둔 데 따른 것이다.
구 대표는 지난 3월 31일 주총에서 지주형 회사 개편을 통해 KT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를 위해 4월 IDC·클라우드 사업부 분사를 시작으로 밀리의서재와 케이뱅크에 대해 상장(IPO)을 추진한다. 지난달에는 CJ ENM에서 KT스튜디오지니에 대한 1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등 관련 성과도 냈다. 통신 사업부는 광화문과 분당, B2B·DX 사업부(KT엔터프라이즈)는 송파, 미디어 사업부(KT스튜디오지니)는 강남으로 모으는 등 시너지를 내기 위한 사업부별 개편도 완료했다.
한편 디지코는 통신사업(텔코) 중심이었던 KT가 인공지능(AI)·기업 간 거래(B2B)·디지털전환(DX)·미디어·콘텐츠·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함으로써 기업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구 대표의 경영 전략이다. 이동통신사의 기존 탈통신 전략은 본업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디지코는 통신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 확장과 융합 서비스를 추진하는 만큼 본업을 중시하면서 기업 체질을 바꾼다는 차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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