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카드업계, 잇단 금융사고로 신뢰도 하락…경각심 가져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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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2-05-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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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카드업계가 잇단 금융사고로 홍역을 앓고 있다. 최근 발생한 우리은행의 대규모 횡령 사고에 가려 큰 주목은 받지 않고 있지만,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사고가 터졌던 적은 드물다. 오죽하면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선 “(카드업계에) 마가 낀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사고 유형도 다양하다. 가장 최근에 발생했던 건 BC카드의 ‘결제 먹통’이다. 이 회사 전산망을 사용하는 우리카드, 케이뱅크, IBK기업은행 등을 통한 결제가 일제히 불가능했다. 그것도 소비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주말 저녁 시간에 말이다. 불과 한 달여 전엔 신한카드에서도 같은 사고가 벌어졌다. 직장인들이 카드를 많이 사용하는 평일 점심시간에 체크카드를 이용한 결제가 먹통이 됐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원인은 신한은행의 전산 장애지만, 결국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동일한 주체로 인식된다.
 
신한카드의 사고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가입자들이 자신도 모르는 새 이용하지도 않은 돈이 연이어 결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 같은 사고는 가깝게는 직전 달, 멀게는 지난해에도 일어났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일부 가입자들의 실질적인 금전 피해를 발생시켰단 점에서 가장 위험한 사고로 볼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 관련 사고도 잇따라 벌어졌다. 삼성카드를 포함한 삼성 금융사의 경우, 통합 앱 ‘모니모’에서 고객 344명의 투자 정보가 잘못 노출됐다. A 고객의 정보가 B 고객에게 보이는 식이다. 국민카드 역시 앱상에서 실제 이용자가 아닌, 타인의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놀랍게도 이 모든 일은 올 2분기 중에 벌어진 현상이다.
 
카드업계는 다른 금융업계에 비해 특히나 소비자들의 신뢰도 제고에 민감하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에서 갓 벗어났던 2000년대 초 무분별한 카드 발급으로 대규모 신용불량자를 생성해내 이미 ‘최악의 상황’을 경험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10년 정도가 지난 2013년 당시에도 국민, 농협, 롯데카드 등 3사에서 1억건 이상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초유의 사고가 벌어졌다. 이후 신뢰도 제고를 위해 각 사별로 보안, 안전성 관련 내용을 하루가 멀다 하고 홍보했지만, 이번 사태로 ‘도로 아미타불’이 됐다. 특히나 10년 주기로 이런 굵직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다는 점에서 더욱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재 카드업계는 대출 사업, 자동차 할부, 데이터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을 개진해나가고 있다. 새로운 사업을 성공적으로 끌고 가려면, 먼저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안전성 제고’가 아닌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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