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의 임명동의안이 20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찬성 208표·반대 36표로 한 총리의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한 총리가 후보자로 지명된 지 47일 만이다.
한 총리는 이날 본회의 종료 후 한국생산성본부 1층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한 총리는 "야당과의 협치, 소통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필수적인 일"이라며 "국회와 야당과 소통하고 협의하고 또 대책을 마련해 나가는 데 정말 구두 뒤축이 닳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줄곧 한 총리 임명동의안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지만, 이날 3시간여에 걸친 의원총회 끝에 '임명동의안 가결'로 당론을 모았다. 여기에는 오는 6·1 지방선거 민심과 '협치'를 요구하는 국민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명부터 인준까지 47일 소요…인사청문회는 2회 끝에 파행되기도
지난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으로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한 총리를 지명했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후보자는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신 분"이라며 "한 후보자는 민관을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각을 총괄하고 조정하면서 국정과제를 수행해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명 이후 한 총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4년여 동안 18억원의 보수를 받았다는 의혹과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매각 은폐에 관여했다는 의혹 등을 받았다.
한 총리의 의혹과 민주당의 반대에도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한 총리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이후 한 총리의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에 주호영·성일종·이영·전주혜·최형두 의원을 선정했다. 민주당은 남인순·신동근·강병원·김의겸·김회재·이해식·최강욱 의원을 특위 위원으로 선정했다.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인사청문회법 제6조에 따라 국회는 지난달 25일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민주당과 정의당 측이 한 총리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이유로 '청문회 보이콧'에 나서면서 39분 만에 정회되는 등 시작부터 파행에 부딪혔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 의사진행 발언에서 한 총리의 자료 제출이 미비한 것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명한 뒤 퇴장하기도 했다. 이후 다음 날인 26일에도 인사청문회를 개최했으나 30분 만에 산회했다.
파행 끝에 한 총리의 인사청문회는 이번 달 2일부터 3일 이틀간 열렸다. 다만 여야는 청문회 종료 이후에도 한 총리에 대한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이후 민주당 인사청문특위는 한 총리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공식화했다. 결국 윤석열 정부는 '반쪽' 정부로 출범하게 됐고 윤 대통령은 10일 '한덕수 임명동의안'을 1호 법안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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