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건립을 확정 발표하며 현지 전동화 전략을 본격화한다. 국내에서는 2030년까지 전기차 분야에 21조원을 투입해 해외 투자와 병행한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바이든 정부의 ‘바이 아메리칸’ 기조에 부응하면서 현지 전기차 확대를 극대화할 수 있지만, 일부에서는 이러한 해외투자가 국내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해외 생산이 전체 판매 증가로 이어져 국내 완성차와 부품업체에 모두 기대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앨라배마공장 설립 초기 때도 비슷한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러한 우려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각종 혜택을 주는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고려해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을 일찌감치 검토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 연방정부가 미국산 제품을 우선해서 구매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올해 10월부터는 미국산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완성차의 생산 부품 비율을 60%로 상향 조정한다.
또한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절반을 친환경차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지난해 1조2000억 달러(약 1527조원)라는 천문학적 비용을 관련 인프라 구축에 쏟아붓겠다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번 조지아주에 들어서는 전기차 전용 생산공장은 최적의 여건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다. 조지아주는 지난해 미국 전기차업체 리비안 공장을 유치하며 토지 무상제공과 세금감면, 직업교육 제공 등 총 15억 달러의 지원을 약속했다. SK온 등 전기차 생산에 핵심적인 배터리 생산공장이 들어선 지역이기도 하다. 앞서 조지아주는 2009년부터 기아 공장(KMMG)이 가동 중인 곳이다. 전기차 전용공장이 준공되면 기아 공장과의 공급망 시너지도 창출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이 미국 내 브랜드 가치 향상과 수요 증가, 국내 생산 증가와 부품산업 활성화 등 각종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2005년 미국 앨라배마공장 가동 후 해외와 국내 생산이 모두 늘어나면서 완성차와 부품업계가 동반성장한 ‘앨라배마 효과’ 그 이상도 기대할 수 있다는 확신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앨라배마공장 가동 전인 2004년 미국 내 판매량이 연간 70만대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지난해 앨라배마공장과 기아 조지아공장은 149만대로 당시 생산량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판매 증가에 따라 2004년 91억8000만 달러였던 현대차·기아의 미국 완성차 수출액은 지난해 140억 달러로 52% 대폭 늘어났다.
미국 전기차 전용 생산 거점은 국내 부품업체들의 미국 진출은 물론 수출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부품업체들은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다가 앨라배마공장 건설로 미국 진출 기회가 많아졌다. 현재 한일이화, 대한솔루션 등 40개사가 미국 현지에 공장을 돌리고 있다.
국내 부품사들의 대미 전체 수출액은 2004년 11억7500만 달러에서 지난해 69억1200만달러로 6배 이상 커졌다.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생산 거점 구축이 본격화되기 전인 2004년 국내 공장에서 269만대를 생산했지만, 지난해는 12.1% 증가한 302만대를 생산했다. 같은 기간 직원 수도 8만5470명에서 10만7483명으로 늘었다. 2007년 5931명이었던 국내 현대차 연구직 인원도 2020년 1만1739명으로 97.9% 증가했다.
현대차그룹 측은 “이러한 수치에서 볼 수 있듯, 해외 공장 준공은 국내 일자리와 생산량 감소가 아닌 생산 증가와 고용 증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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