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연구팀은 최근 지구촌 구성원의 평균 수면 시간이 연간 44시간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 원어스(One Earth)에 게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거의 모든 나라에서 온난화로 인한 밤 기온 상승이 수면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분한 수면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7시간을 채우지 못하는 날이 평균 11일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기온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은 여성, 고령자, 저소득 국가에서 크게 나타났다.
수면을 취하기에는 시원한 환경이 적합하다. 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자 피하지방이 남성보다 많은 여성,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진 고령자, 냉방기기 보급이 낮은 저소득 국가에서는 체온을 조절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이다.
이번 연구 책임자인 켈튼 마이너 교수는 100만명이 사는 도시에서 밤 기온이 25도 이상일 경우 약 4만6000명이 수면 단축을 경험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이너 교수는 "현재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는 수십억 명이 수면 부족 문제에 노출되리라 짐작할 수 있다"며 "걱정스럽게도 우리는 따뜻한 기후에 사는 사람들이 더 심각한 수면 문제를 경험했다는 증거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앞서 기온 상승은 심장마비, 자살과 정신건강, 사고·부상 증가, 근로 능력 저하 등 문제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연구팀은 온난화가 현대 건강 문제의 기저 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68개국 4만7000명의 수면 데이터를 수면시간 측정 손목밴드로 확보해 진행한 것이다.
연구팀은 기온 상승이 수면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규명했지만, 실제로는 연구 결과보다 수면 시간이 더욱 짧아졌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목 밴드는 부유한 남성 등 따뜻한 온도로 인한 수면 장애가 덜 한 사람이 많이 착용할 수 있어, 저소득층은 과소 대표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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