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쇼크 후폭풍] ②미국·유럽 수년 전부터 입법 준비... 韓은 부랴부랴 긴급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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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2-05-2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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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가상화폐 규제 마련 공동성명 예정

  • 미국, 수년전부터 스테이블코인 주시... 금융당국 규제 한목소리

  • 유럽, 2020년 가상자산 규제 법안 발표... 이르면 6월 최종 확정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테라·루나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면서 스테이블코인과 탈중앙화 금융(디파이)에 대한 규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유럽은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할 것을 예견이라도 한 듯, 1~2년 전부터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돼왔다. 최근 테라 사태로 이들의 규제 도입 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한국 금융당국도 테라·루나 사태 파악에 나섰지만 제재할 법적 권한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공약했는데, 주요국 규제 동향을 살펴본 후에 법 제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독일 빈 쾨니히스빈터에서 회의를 열어 가상화폐에 대한 포괄적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테라·루나 사태가 국제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까지 위협하자 규제 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테라USD와 테더, 바이낸스USD(BUSD), USD코인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이 자국 통화인 달러에 가치를 고정하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을 예의주시해왔다. 스테이블코인을 앞세운 탈중앙화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실제 금융시장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미국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은 그간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국의 ‘대통령 직속 금융시장 워킹그룹(PWG)’은 지난해 말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탈중앙화 금융시장에서 은행 예금과 유사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고, 실제 금융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를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도 알고리즘을 통해 가치가 유지되는 스테이블코인은 시장 상황, 운영 리스크 등의 잠재적인 위험을 품고 있어, 금융기관 같이 규제를 받는 곳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FSOC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관에 대해 예금보호를 제공하는 대신 연방준비제도(Fed)의 감독에 따른 자본, 유동성 규제를 따르게 하고, 스테이블코인 발행기관을 은행으로 제한하는 규제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럽도 일찌감치 스테이블코인 규제안 마련에 착수했다. 2020년 9월 가상자산을 위한 기본 법안이 발표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스테이블코인을 지급결제 수단으로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자산 연계 토큰의 발행 주체를 역내 설립 법인으로 한정했다. 코인을 발행하려면 관할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관련 법인은 준비자산 관련 규제, 정기적 외부감사, 가격안정 메커니즘, 공시사항, 자기자본 규제 등을 적용받는다. 이 기본 법안은 지난 3월 유럽 의회 경제통화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르면 올해 6월 최종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금융청도 엔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발행 주체를 은행, 송금대행업체로 제한하는 안을 발표했고, 싱가포르 통화청 또한 최근 스테이블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심해지자 규제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한국은 스테이블코인, 탈중앙화 금융 규제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도 시작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테라·루나 사태가 발생하자 실태파악에 나섰지만, 조사나 감독, 제재 권한이 없는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내세운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나 미국 등 주요국 규제 동향을 살펴본 후에 대응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정부와 국민의힘은 오는 24일 ‘디지털 자산기본법 제정과 코인마켓 투자자보호 대책 긴급점검’ 주제로 간담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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