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ECB의 블로그를 통해 ECB는 "아마도 오는 3분기 말쯤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알렸다.
ECB의 정책금리 중 하나인 예금금리는 현재 마이너스(-) 0.5% 수준으로, 국가부채 위기에 직면했던 지난 2014년 이래 줄곧 마이너스였다.
ECB는 기록적인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초완화 통화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유로존의 4월 인플레이션은 7.4%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ECB의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2% 수준으로 안정되는 것을 보게 된다면, 중립금리 수준으로 금리를 꾸준히 정상화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썼다.
중립 금리는 경제가 과열되거나 위축되지 않는 최적의 수준을 일컫는다. ECB 관계자들은 유로존의 중립금리를 1~2% 수준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면 ECB가 추정하는 중립금리 이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이코노미스트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 지역이 과열된다면" 금리가 중립 금리 수준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로존이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혼란, 중국 봉쇄정책 등 "부정적인 공급 충격"에 직면하면서 통화 정책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점진주의로 기울 수 있다.
라가르드의 발언이 전해진 뒤 유로화는 유로당 1.06870달러에 거래되는 등 전장 대비 1% 넘게 올랐다. 유로화는 지난해 달러 대비 12% 이상 하락했다. 유로화 약세로 인해 수입 가격이 오르면서 유로존은 3월까지 연간 1700억 유로(GDP의 1.3%)를 지출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0.05%포인트 오른 0.99%를 기록했다.
클라스 크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주 7월 회의에서 예금 금리를 -0.5%에서 0%로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가르드 총재는 점진주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신중한 전략"이며 4분의 1포인트 금리 인상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인플레이션의 움직임을 들여다 보면서 단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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