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에 걸쳐 진행된 참으로 길었던 코로나 팬데믹 터널 끝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하늘길이 다시 열리고 기업인들의 해외 출장도 늘어나면서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행히 국내에서도 방역체계 완화와 함께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사적 모임이 잦아졌고 편의점 등 늦은 밤 퇴근길에 마주치는 여러 상점에서도 손님 발길이 분주하다. 올해 1분기 카드 사용액도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추세로 소비가 일정 수준 회복된다면 창업과 일자리는 다시금 늘어 날 것이고 우리 사회의 활력도 곧 되살아날 것이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 청년과 소상공인들에게는 경제 회복 가능성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실업자 10명 중 4명은 여전히 청년이고 그 숫자는 무려 32만여 명에 달한다. 여기에 소상공인 월평균 영업 실적은 2인 가구 최저 생계비 수준인 18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동안 극심한 취업난 때문에 상실감에 빠져 있던 청년들에 더하여 손해가 지속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생업을 떠날 수 없어 한숨만으로 버텨오던 소상공인들이 경제 회복의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하려면 과연 은행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경제 회복기를 맞아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하는 청년과 소상공인들이 지금 은행에 요구하는 것은 ‘희망의 마중물’이 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금 공급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토스뱅크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오픈했다. 사실 오픈을 준비하면서부터 내부적으로는 안정적인 수익구조의 조기 정착과 빠른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 시기에 청년과 소상공인들에 대한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았다.
결국 여러 논의와 고민을 거쳐 토스뱅크는 연 2%라는 파격적인 금리의 수시입출금통장을 출시했고 동일 신용등급 내 최저 금리 수준의 대출상품을 내놓았다. 국가적인 가계대출 총량 관리 필요성 때문에 효과는 제한적이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상당히 좋았다. 특히 고금리에 시달리는 중저신용자에 대한 전문적이고 차별적인 신용평가 모델을 자체 개발한 점은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이들에 대한 대출금리를 저축은행권보다 평균 5%포인트 이상 낮출 수 있었고 최근에는 그 대출 비중을 국내 최고 수준인 34% 선까지 끌어올렸다. 차주 1명당 평균 대출 금액도 2300만원 수준으로 과도한 대출을 우려하던 시각은 다행히 기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이어 소상공인들을 위해 인터넷뱅크 최초로 ‘사장님 대출’을 출시했고 이달부터는 5000만원 한도인 ‘사장님 마이너스 통장’도 내놓았다. 기대했던 것처럼 실적은 순조로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기존에 거래하던 은행들이 대출을 거부해 막막했는데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다“는 프랜차이즈 업체 사장님의 문자와 ”종업원들 월급날 상당한 도움이 됐고 덕분에 한숨 돌렸다“는 경기도 인쇄업체 사장님의 전화 목소리에서 토스뱅크인들은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작은 보람을 느낀다.
물론 청년 및 소상공인 금융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예상되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대비해 나가고 있다. 취업난에 따라 20·30대를 중심으로 소규모 창업 열풍이 불고 있지만 반가워만 할 일이 아닐 수 있음도 알고 있다. 지난해 소상공인 사업체 수가 4.7% 증가한 사이 종사자 수는 13.5% 감소해 ‘영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주시하고 있다. 사기업인 토스뱅크가 사회적 책임 등 공공성만을 강조할 수는 없고 역사적으로 봐도 공적 구휼제도인 고구려 진대법, 고려 의창, 조선 환곡제도조차 공공성만 강조하다 오래가지 못했다는 지적도 알고 있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토스뱅크 부실률이 시중은행들보다 낮게 관리되고 있다. 앞으로도 토스뱅크는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켜 나가면서 리스크 사후 관리 방안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언제부터인지 경기가 안 좋을 때면 소상공인을 비롯한 중소기업인들 사이에서는 '비 올 때 우산 뺏는다'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졌다. 막상 자금이 필요한 경기 침체기가 닥치면 은행들이 대출을 회수해 버려서 위기 극복의 기회마저 갖지 못하는 아쉬움을 빗댄 표현이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올해 1분기 이자로 벌어들인 이익이 12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이자이익을 5개 분기 연속 경신했다고 한다. ‘이자 장사’라는 비판에 예대금리차 공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은 사뭇 씁쓸하다. 토스뱅크는 아직 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앞으로도 몇 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토스뱅크는 신뢰도 높은 금융상품들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마중물’ 역할을 충분히 해나갈 것이다.
아직까지 코로나 변이가 지속되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여러 가지 중요 변수가 남아 있지만 조만간 본격적인 경제 회복기가 도래할 것이다. 청년과 소상공인들도 토스뱅크를 믿고 성장의 동반자로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