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지수 구성종목 정기변경을 단행하면서 신규 편입 종목의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정기변경 당시 코스피 200과 코스닥 150 신규 편입종목 4개 중 3개는 편입일까지 주가가 하락했던 만큼 섣부른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200과 코스닥 150 구성종목이 내달 10일부터 변경된다. 지수별 신규 편입종목 수는 코스피200이 7개, 코스닥 150이 12개다. 코스피 200에는 메리츠화재, 하나투어, 에스디바이오센서, 일진하이솔루스, 한일시멘트, 케이카, F&F가 추가된다. 코스닥 150 신규편입 종목은 다날, 하나마이크론, 유니테스트, 크리스에프앤씨, 나노신소재, 비덴트, 엔케이맥스, 인텔리안테크, 골프존, 넥슨게임즈, 위지윅스튜디오, 엔켐이다.
한국거래소는 매년 6월과 12월, 두차례에 걸쳐 정기변경을 단행한다. 통상 정기변경 전월말에 편입·편출종목을 발표하고 변경월 10일에 변경이 진행된다.
지수 변경은 일반적으로 편입 종목에 호재로 인식된다.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면서 수급이 개선,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도 코스피 200과 코스닥 150 종목들을 주요 자산으로 구성한다.
다만 지수에 편입됐다고 해서 주가가 무조건 오른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지난해 12월 정기변경 당시 코스피 200과 코스닥 150에 신규 편입됐던 종목 21개 중 16개 종목은 발표일 이후 실제 편입일까지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신규 편입종목 4개 중 3개는 오히려 주가가 떨어진 셈이다.
편출입 종목 발표일인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실제 변경일인 지난해 12월 10일까지 주가 변동을 살펴보면 코스피 200에서는 명신산업(2.15%)만 상승했다. 메리츠금융지주(-10.33%)와 에스엘(-9.44%), PI첨단소재(-5.13%), 현대중공업(-4.44%)은 하락을 면치 못했고 분할 후 11월 29일 재상장한 SK스퀘어는 재상장 후 편입일까지 16.71%(1만2700원) 급락했다.
코스닥 150은 15개 신규편입 종목 중 11개 종목이 하락했다. 종목별 낙폭은 △SBW생명과학(나노스) -11.03% △원익QNC -3.12% △코미코 -13.91% △코나아이 -13.30% △셀리드 -6.57% △압타바이오 -14.92% △휴온스글로벌 -4.23% △HK이노엔 -3.47% △에코프로에이치엔 -10.75% △티케이케미칼 -0.80% △그래디언트(인터파크) -3.87% 등이다. 한국비엔씨(17.47%)와 바이오니아(21.41%), 엠투엔(6.05%), 쿠콘(0.65%)은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는 2,994.29에서 3010.23으로 15.94포인트(0.53%) 상승했고, 코스닥은 1020.13에서 1011.57로 8.56포인트(0.84%) 하락에 그쳤다. 신규 편입종목들이 지수 대비로도 부진했던 셈이다.
신규 편입종목들의 발표 후 부진은 편입일과 연기금 매수 시점의 괴리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기금이 지수 편입·편출에 따른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변경일 전후로 매수 시점을 분산하기 때문이다. 또 연기금발 수급을 노리고 사전에 신규 편입 종목을 예측, 발표 1~2개월 전부터 해당 종목들을 매수해 발표일 이후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자들의 존재도 발표 후 부진에 일조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똑같이 신규 편입된 종목들 내에서도 일평균 거래대금 등에 따라 자금 유입 강도가 다를 수 있다"며 "6월 정기변경에서는 한일시멘트와 에스디바이오센서 등의 자금 유입 강도가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