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는 연 2회 발간하는 ‘금융안정 리뷰’ 보고서를 통해 이처럼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보고서는 경제 성장이 지속적으로 둔화하거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할 경우 자산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약 15% 가량 과대 평가된 유로존 주택 가격이 하락 전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CB는 오는 7월에 10년 만에 처음으로 예금금리를 인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아마도 오는 3분기 말쯤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ECB의 정책금리 중 하나인 예금금리는 현재 마이너스(-) 0.5% 수준으로 지난 2014년 이래 줄곧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렀다. 애널리스트 대부분은 ECB가 오는 7월 회의에서 금리를 최소 0.25%포인트 가량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ECB는 “실질 금리의 급격한 상승은 단기적으로 집값 조정을 유발할 수 있다”며 “현재의 매우 낮은 금리를 감안했을 때 상당한 수준으로 집값이 반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U집행위원회의 통계국인 유로스타트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유로존의 집값은 약 10% 급등했다. 이는 20년 만의 가장 빠른 상승 속도다. ECB는 모기지 금리가 0.1% 포인트 인상될 때마다 인플레이션을 조정할 경우 집값은 0.83~1.17% 하락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독일의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최근 독일 은행들이 채무불이행 위험과 금리 상승 가능성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도이체방크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요헨 뫼베르트는 “우리는 독일 주택 시장이 2024년쯤 정점에 달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금리 충격이 가해지면 훨씬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뫼베르트는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독일 국채 금리가 현재의 1% 수준에서 2~4% 수준으로 오를 경우 기관 투자자들이 부동산에 투자했던 돈을 빼서 독일 채권 시장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독일 도시의 임대 수익률은 평균 4% 미만이며 대도시의 경우 더 낮다”며 “어떤 경우는 수익률이 2.5%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무위험 이자율인 국채 금리가 이 수준에 도달하면 채권 시장으로 (투자를) 전환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ECB는 고정 금리 모기지로 전환해야 가계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아울러 고소득 가계는 저축을 줄이거나 코로나19 기간 모은 저축을 활용해 금리인상에 따른 타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저소득 가구는 “인플레이션 쇼크에 더 많이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ECB는 금리인상은 단기적으로는 은행의 대출 마진을 높이겠지만, 중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을 입힐 것으로 분석했다. 루이스 데긴도스 ECB 부총재는 “중기적으로 상황이 다를 수 있다”면서 단기 자금 조달 비용 상승과 모기지 등 장기 대출 간 “지속적 격차”로 인해 은행의 이익 마진이 잠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그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인해 기업 다수가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