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 선 野 내홍] MZ 박지현 vs 86그룹 충돌…巨野 고립 '째깍째깍'

박지현 "2030 의제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 균형과 민생 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당 차원의 사과와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 생) 용퇴'를 거듭 주장하면서 야권에 내홍이 연일 확산되고 있다. MZ세대(1980년 초반∼2000년대 중반 출생자)인 박 위원장은 당내 중진 그룹의 압박에도 86세대 용퇴를 사흘째 주장했다. 6·1 지방선거 길목에서 민주당이 당 쇄신을 둘러싼 계파 갈등 프레임에 빠짐에 따라 최대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586세대는 우리 사회 민주화를 이끄는 역할을 했다"면서도 "지금 가져갈 과제에 대해선 2030이 의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길들을 586세대가 같이 자리를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당내 공감대 형성을 강조한 것을 언급하며 "당에서 토론과 갈등은 기본"이라며 "이견이 발생하는 걸 이상하게 보는 것 자체가 더 이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문자폭탄과 관련해서는 "그냥 비판이 아닌 맹목적인 비난, 성적인 희롱 그런 것들이 같이 담겨 있다 보니까 이 부분들에 대해 문제의식을 많이 느꼈다"며 "국민께서는 반성하지 않는 민주당 모습에 실망하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을 야기한 최강욱 의원 징계 문제와 관련해서는 "당 비대위원장으로서 필요하다면 비상징계 권한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전날 선거대책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박 위원장의 용퇴 발언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책상을 치고 나가기도 했다. 민주당은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와중에 터진 세대교체론을 놓고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전날 고성이 오간 회의 장소에서만 하더라도 윤 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민석, 조승래, 김성환 의원, 전직 장관인 전해철, 한정애, 권칠승 의원 등은 86그룹 중진으로 분류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최근 박 위원장 행보를 두고 "(86그룹이) 당내 강경한 목소리에 끌려다닌다는 비판을 받을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야권 전체에 대한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