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교통사고 '나일롱' 환자 집중 점검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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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2-05-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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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소재 500여개 병·의원 입원실태 조사…최대 300만원 과태료 부과

[사진=연합뉴스 ]

 
금융당국이 교통사고 후 허위로 입원하거나 경미한 병증에도 장기간 입원해 보험금을 요구하는 이른바 '나일롱' 환자에 대한 대대적인 적발에 나선다. 이들 허위·과다입원 환자가 늘면서, 보험금 지급액 증가로 인한 선량한 대다수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6월부터 5개월간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손해보험협회 등과 함께 교통사고 입원환자 관리 실태 민·관 합동점검을 실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합동점검은 경미한 교통사고 후 통원치료가 가능함에도 보험금을 목적으로 거짓으로 입원하거나 불필요하게 장기 입원하는 허위·과다입원환자를 적발하기 위함이다.

금감원은 합동점검에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입원환자 부재현황, 입원환자 외출·외박 기록관리 의무 준수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점검 대상 의료기관은 과거 위반사례와 높은 입원율 등 문제 병·의원을 중심으로 선정하되, 최근 치료비가 급격히 증가하는 한방 병·의원과 기존 점검에서 제외된 병·의원 등이 포함된다.

금감원은 입원환자 부재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허위·과다 입원환자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입원환자 부재율은 지난 2019년 4.8%에서 지난해 4.5%로 소폭 하락했지만, 외출·외박 기록관리 의무 위반율은 같은 기간 35.6%에서 38.1%로 상승했다.

허위·과다 입원 적발액도 매년 수백억원에 달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적발된 허위·과다입원으로 인한 보험사기 금액은 792억1400만원으로, 전체 적발액의 8.8%를 차지했다. 허위·과다입원 보험사기를 한 것으로 드러난 사람은 4972명으로 전체 보험사기 적발 인원 9만8826명 중 5%를 차지했다.

8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질병과 상해 등으로 열흘 중 나흘은 병원에 허위‧과다 입원해 2억여원의 보험금을 타낸 60대에게 실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장태영 판사는 지난 2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68)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12년 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통원치료가 가능함에도 불필요하게 허위 또는 과다 입원해 7개 보험사에게 총 2억3600여만원을 받아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점검 결과 위반 정도에 따라 경미사항 위반 병·의원에 대해서는 행정지도를 실시한다. 3개월 이내 재점검 시 시정사항 미조치 등이 확인되는 경우 과태료를 100만~300만원을 부과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교통사고 시 환자가 충분한 진료를 받는 것은 중요하지만, 허위 또는 불필요한 장기입원 등의 행태는 근절돼야 한다"며 "이번 점검을 통해 의료기관이 입원환자 관리를 철저히 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근본적으로 과잉진료를 유인할 수 있는 불합리한 규정 등이 없는지를 살펴 국민의 보험료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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