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팻 겔싱어 전격 회동…반도체 '프레너미' 관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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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2-05-3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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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인텔, 차세대 메모리·팹리스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 등 협력 논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만났다. 두 사람은 이번 회동을 계기로 향후 반도체 공급망 문제와 관련 보다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겔싱어 CEO는 이날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만나 저녁 만찬까지 만남을 이어갔다. 겔싱어 CEO가 세계경제포럼 연례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했다 잠시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 사람은 양사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차세대 메모리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PC 및 모바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릴레이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이 함께했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업계는 이번 만남을 기점으로 그동안 지속한 양사의 ‘프레너미(Frenemy)’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관측한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경쟁 관계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94조1600억원으로 93조8000억원이던 인텔을 제쳤다. 이는 2018년 이후 3년 만에 1위를 탈환한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인텔은 동시에 협력 관계이기도 하다. 각각 메모리와 중앙처리장치(CPU)에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인텔은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DDR5, LPDDR6 등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와의 호환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양사는 오랜 기간 메모리와 CPU 간 호환성 테스트를 하는 등 미래 개척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왔다. 최근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빅데이터 등 데이터센터에서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메모리 인터페이스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ompute Express Link·CXL)’ D램 기술을 개발하고, 인텔의 데이터센터, 서버 플랫폼 등에서 검증을 마쳤다. 데벤드라 다스 샤르마 인텔 표준 총괄(펠로우)은 “CXL을 중심으로 강력한 메모리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양사는 반도체뿐 아니라 세트(완성품) 제품 분야에서도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갤럭시 북 프로’ 시리즈에는 인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아이리스 Xe 그래픽을 탑재해 강력한 성능을 제공한다. 또 인텔의 고성능, 고효율 모바일 PC인증 제도인 ‘인텔 에보(Evo) 플랫폼’ 인증을 획득했다.

앞서 겔싱어 CEO는 지난해 3월 온라인 미디어브리핑을 통해 "파운드리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두 사람은 이날 만남을 기점으로 한·미 양국 수장이 공언한 경제안보 동맹 연장선상에서 '반도체 동맹'을 실질적으로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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