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지표금리 상승 여파로 4%를 돌파했다. 가계대출 금리가 4%를 넘어선 것은 2014년 이후 약 8년 만이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예금은행 대출 평균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연 3.57% 수준으로 전월(3.50%)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9년 5월(3.6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4월에는 가계대출 금리가 전월 대비 0.07%포인트 오른 연 4.05%를 기록했다. 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4%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14년 5월(4.02%) 이후 7년 11개월 만이다. 1년 가까이 금리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평균 가계대출 금리가 가장 높았던 지난 2014년 3월(4.09%) 수준에 한발 더 다가가는 모양새다.
가계대출 가운데서는 일반신용대출의 금리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신용대출 금리는 한달 만에 0.16%포인트 오른 5.62%를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최고치인 지난 2014년 6월과 같은 수준이다. 이는 지표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저신용차주 비중이 늘어난 점, 인터넷은행 중심으로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이 확대되는 추세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역시 3.90%로 전월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집단대출 금리(4.35→4.28%, 0.07%포인트 하락)는 전월 대비 감소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집단대출 금리의 경우 중도금과 이주비 등이 실행되는데 지난달의 경우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사업장에서 저금리 집단대출이 취급된 비중이 높았다"면서 "여기에 집단대출의 경우 이전에 승인된 금리가 4월에 적용되는 구조"라고 부연했다.
4월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은 신규 취급액 기준 19.2%로 전월(19.5%)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고정금리 비중은 올해 1월(23.7%)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송 팀장은 "보금자리론 등 정책성상품의 경우 비중이 크게 늘지 않은 반면 4월 중 주담대 지표금리가 되는 은행채 5년물이 많이 올랐다"면서 "금리가 오르면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대출 금리 차가 소폭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변동대출을 많이 이용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금리는 전월보다 0.06%포인트 오른 3.45%로 집계됐다. 기업대출 금리는 지표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단기물 비중 확대에 따라 상승폭이 제한됐다는 것이 한은의 평가다. 규모 별 대출 금리는 대기업(3.12→3.17%)보다 중소기업(3.57→3.67%)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한편 이 기간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시장금리 상승, 단기물 비중 축소 등 영향으로 전월(1.74%)보다 0.13%포인트 상승한 1.87%를 나타냈다. 은행 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 차이, 즉 예대금리차는 1.7%포인트로 3월(1.76%)보다 0.06%포인트 감소했다. 신규 취급 기준이 아닌 잔액 기준으로는 총수신 금리(1.01%)가 0.05%포인트, 총대출 금리(3.36%)도 0.08%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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