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셀(Sell) 코리아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매수세로 돌아서며 코스피 지수가 2680선을 회복했다. 달러화 강세가 주춤해졌고, 중국 경기 회복으로 인한 위안화 강세는 원화 강세로 이어지면서 수급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외국인들의 이 같은 행보는 국내 증시가 상승장으로 전환하는 데 물꼬를 튼 것으로 해석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24포인트(0.61%) 오른 2685.90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상승장은 외국인들이 1조604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나 홀로 순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5월 26일 이후 이날까지 외국인은 4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바이(Buy) 코리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이 4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선 건 지난 2월 9일~14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외국인들이 매수세로 돌아선 이유는 그간 강세를 이어오던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된 게 이유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작년 동기 대비 6.3%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11월 이후 1년 반 만에 상승 폭이 둔화된 것이며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힘을 실었다. 이는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속도 완화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으로 연결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PCE 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전월에 비해 상승 폭이 둔화되면서 물가 정점론이 힘을 얻은 것이 달러 약세에 기여했다”며 “무엇보다 미국 국채 금리 하향 안정세가 달러 약세 흐름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또 중국발 훈풍도 환율에 긍정적인 요소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6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47.4)에 비해 상승한 것이며 제조업 경기가 개선되고 있음을 알렸다. 중국과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어 위안화가 강세를 나타내면 원화도 강세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4원(0.11%) 내린 1237.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달러에 1230원 수준을 기록한 건 지난 4월 22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PMI와 한국 수출 개선세 지속, 무역적자 축소가 코스피 지수 반등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이는 위안화와 원화 강세 압력을 높이는 변화로,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원화는 강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 또한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유로화와 상품통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고, 이는 달러화 상단을 무겁게 하는 재료”라면서 “중국 상하이시가 6월 1일 봉쇄 조치 해제를 시작한다고 발표하며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원화 강세로 연결되며 환율 하락에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연장도 기대되는데 이는 환율 하락을 점치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국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인 원인 중 하나는 원화 약세와 외국인 순매도”라면서 “원‧달러 기준 한국 주가지수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는 외국인 매도세 둔화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