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시에 두 달 여 만에 봉쇄가 전면 해제된 1일, 상하이에 거주하는 중국인 한(韓)모(26) 씨는 아주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수화기 너머로도 느껴질 만큼 목소리는 한껏 들떠 있었다. 한씨는 "봉쇄도 갑자기 하더니, 해제도 갑자기 해서 모처럼 출근 준비에 마음이 들떠 있다"며 "어린이도 아닌데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어린이날은 6월 1일이다.
상하이시 당국의 예고에 따라 상하이시는 1일 공식적으로 봉쇄를 해제했다. 이날 자정을 기점으로 두 달 이상 폐쇄됐던 푸둥과 푸시 지역 분기점에 설치된 장애물이 제거됐다. 또 일반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 운행이 다시 허용되고 택시·공유 차량 영업도 재개되면서 1일 오전 상하이 일부 고가도로에서 교통체증이 빚어지기도 했다. 시내 음식점과 상권에서는 봉쇄 기간 억눌린 수요가 '보복 소비'로 분출되기도 했다. 도시가 모처럼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주거 단지를 둘러쌌던 장벽과 바리케이드도 전날 저녁부터 철거되면서 주민들의 이동 제한도 해제됐다. 무증상자를 포함한 신규 감염자가 격리시설 안에서만 발생해 지역사회 전파 위험을 차단하는 '사회면 제로 코로나' 목표를 실현한 저위험 지역 내 2200만명은 비로소 동네에서 벗어나 '해방'된 것이다. 직장인들도 9주 만에 처음으로 집을 나서서 출근했다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전했다.
상하이시 방역 당국은 이날 '전체 시민들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봉쇄를 견뎌낸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 "정상적인 생활 질서 회복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다만 완전 정상화까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고위험·중위험 구역과 통제구역에 사는 250만명의 주민들은 여전히 봉쇄하에 생활하고 있고 봉쇄가 풀린 지역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일부 대중교통 운행도 제한된 상황이다. 택시와 자동차 운행은 재개됐지만 전철과 버스는 6월 한 달간 3번에 걸쳐서 정상화할 방침이라고 상하이철로국이 전했다.
또 주민들은 사흘에 한 번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72시간 내 코로나 음성 증명서가 있어야 대중교통을 탈 수 있고 마트나 관공서 등에 출입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중국 당국에 쌓인 불만과 불신을 해소하는 것은 당국이 직면한 시급한 과제들이다. 중국 정부가 여전히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도시가 언제 또 봉쇄될지도 모른다는 시민들의 우려가 여전하다. 앞서 상하이시가 봉쇄가 없다는 약속을 하루 만에 뒤집고 기습 봉쇄를 감행했었으며, 지난 4월 내내 봉쇄를 완화하겠다는 약속을 번번이 어겨 당국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이미 사라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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