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논란, 대출 규제, 이자 부담 등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서울 주택 전체 거래에서 빌라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 통계(신고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의 전체 주택(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아파트) 매매 6120건 가운데 빌라(다세대·연립주택) 매매가 3808건(62.2%)으로 집계됐다.
서울 주택 매매에서 차지하는 빌라의 비중은 5개월 연속으로 60%를 넘고 있다. 빌가의 거래비중은 작년 12월(62.8%)에 월별 처음으로 60%대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한달도 빠지지 않고 (△1월 63.4% △2월 60.2% △3월 64.8% △4월 62.2%) 60%를 웃돌았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51.1%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그 비중이 더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지난 4월엔 강북구와 강서구에서 전체 주택 매매 중 빌라의 비중이 각각 83.1%를 넘었다. 주택 매매 10채 중 8채 이상이 빌라였던 것이다. 이어 은평구(74.6%), 양천구(74.4%), 금천구(71.2%), 도봉구(70.5%) 등의 순으로 빌라 비중이 높았다.
빌라를 찾는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부동산원 시세 기준 올해 4월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11억5041만원이다. 빌라 평균 매매가는 3억5298만원으로 빌라를 3채 팔아도 아파트를 사려면 약 1억원이 더 필요하다.
또 시가 9억원을 넘지 않는 빌라는 무주택자가 매수하면 아파트와 달리 별도로 전세자금대출도 받을 수 있다. 빌라가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의 영향을 훨씬 덜 받는 셈이다.
통상 빌라는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 앞서 주택 수요자들이 대체로 빌라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하며 아파트와 빌라의 거래량이 2~3배씩 차이 나곤 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압력 등이 겹치면서 아파트 매매는 극도로 부진하다.
실제로 올해 4월 전체 주택 매매 건수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6.5%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에 가깝게 떨어졌다. 해당 비율이 역대 가장 낮았던 달은 지난 3월(24.2%)이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통계(계약일 기준)로 보면 빌라 매매 건수는 작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17개월 연속 아파트 매매 건수를 추월했다. 지난달에도 이날 현재까지 신고된 빌라 매매 건수는 2105건이지만, 아파트 매매는 1061건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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