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 전쟁] 이번엔 러시아가 끊는다…원유 이어 가스 갈등도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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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06-0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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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유럽 간의 에너지 전쟁이 확산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1일 러시아가 유럽 천연가스 수입업체들에게 가스 공급을 더욱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가스기업 '가스프롬'이 덴마크 에너지 회사 '오스테드'(Ørsted)와 다국적 에너지 기업 '셸 에너지 유럽'(Shell Energy Europe)과의 계약 이행 중단에 나섰다. 자국 통화인 루블화로 가스 대금을 지불하는 것을 거부했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수출 부문 자회사 '가스프롬 엑스포르트'는 이들 업체가 계약을 불이행했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월 말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비우호국 구매자들이 4월 1일부터 러시아 가스 구매 대금을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결제하도록 하는결정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가스포름 엑스포르트에 따르면 셸 에너지 유럽은 루블화 결제를 거부하면서, 지난 4월 가스공급분 대금을 지불하지 않아 6월 1일부터 가스 공급을 받지 못하게 된다. 루블화 결제를 거부한 네덜란드 천연가스 도매업체 '가스테라'(GasTerra)에도 가스 공급 중단을 통보했다.

블룸버그는 "비교적 양이 적은 계약마저 파기한 조치는 시장을 놀라게 했다"면서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원유수입 금지를 확대하면서 제재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문제를 둘러싼 유럽의 분열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나서면서 이에 대한 대응 방식도 국가와 기업마다 달라지고 있다. 일부 국가는 러시아 가스프롬의 요구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불가리아, 폴란드, 핀란드 등 유럽 국가 기업에 대한 가스 공급은 먼저 중단됐다. 블룸버그는 "이탈리아의 에니 스파와 독일의 유니퍼 등 회사는 제재를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러시아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 대금을 지급했다"면서 "이들 기업은 여전히 가스를 공급받고 있다."고 전했다. 

마라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역시 31일 러시아는 각 국가들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스프롬 계약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유럽의 거대 바이어들은 새로운 계약 조건에 따라 계약했으며, 셸과 오르스테드 외에 공급이 끊어지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주요 구매자들은 계속 지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반면, 더 많은 대안을 가진 소규모 구매자들은 러시아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조나단 스턴 옥스포드 에너지 연구소 연구원은 “주요 업체들과의 공급계약은 올해 말에 만료가 되며,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양은 매우 적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업체들의 결정은 아직 장기 계약된 러시아의 유럽 수출 물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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