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는 물론 국내 정치적 타산에 기인한다. 중요한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물가 등으로 인해 날로 추락하는 자신의 인기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삼성이나 현대의 대규모 미국 투자가 절실하다. 이를 통해 일자리를 확보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켜 선거에 도움을 얻겠다는 것이 그의 계산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초강대국 미국의 지도자도 움직일 수 있는 한국 기업의 위상이 눈에 띈다.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의 대기업은 한국 정부 지도자 이상의 중요성을 갖는다.
신냉전 시대를 맞아 날로 중요시되는 경제 안보의 차원에서 봐도 이는 당연한 현상이다. 미국과 중국이 경제 및 기술 패권을 위해 대결하는 가운데 신자유주의 시대의 세계 경제는 차츰 분절화되고 이는 한국 같은 수출 주도형 경제에 큰 도전이 된다. 혼란스러운 탈세계화의 와중에서 미국 역시 우방국을 중심으로 무역 체계 및 공급망을 새로 구축해야 할 과제가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미국에게 나토 및 유럽 국가와 결속은 더욱 시급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도쿄에서 천명한 인도 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역시 같은 배경을 안고 출범했다.
일본, 호주 등과 함께 한국이 이런 체제에 참여하게 된 것은 미국 등 다른 참가국들에게 한국의 기업과 기술이 그만큼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와 맞서는 민주주의 및 시장경제 국가 연합에 있어 한국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삼성, 현대, LG, SK 등 대기업이 보유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5G 기술 등은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경제를 돌리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한·미 동맹은 과거 안보 차원에서 이제는 경제, 기술 차원으로 급격히 진화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경제, 기술의 이유만으로도 한국의 안보 및 방위에 기여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급변하는 경제 안보 시대에 한국 기업은 밖에서 그만큼 중요해지고 환대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도 홀대받고 있는 상황이다. 재벌 및 대기업에 대한 규제는 쉽사리 풀리지 않고 기업인들은 아직도 따갑고 부정적인 시각에 시달리고 있다. 부도덕한 부패와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받기도 한다. 물론 이는 한국 기업이 자초한 일이다. 오랜 기간 권력과 밀착하여 특혜를 통해 사업을 확장했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를 탄압했고 환경 오염 등 많은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했다. 아직도 몇몇 대기업 및 기업 총수들은 이러한 문제로 인해 법과 여론의 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점은 과거에 비해 많은 개선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윤리 경영을 실천하고 이익의 사회 환원에 힘쓰며 환경 문제 등의 해결에도 앞장 서는 소위 ESG 경영을 채택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한국에는 반기업 정서가 강하고 특히 대기업을 보는 시각은 매우 부정적이다. 이는 어찌 보면 한국 문화가 오래 간직하고 있는 사농공상의 전통과도 관련이 있다. 재물을 얻기 위한 상업 행위 자체를 천시하는 정서가 아직도 사회 곳곳에 남아있다. 자본주의 체제를 채택하고 그 성과와 결실을 향유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타계한 삼성 그룹 이건희 전 회장은 1995년 소위 북경 발언을 통해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은 적이 있다. 한국 기업은 2류, 한국 정부는 3류, 한국 정치는 4류라는 충격적 발언을 통해 정치권의 미움을 한 몸에 산 적이 있다. 민주화와 개혁을 통해 지금 현재 한국 정부와 정치는 아마 3류, 4류를 충분히 벗어났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기업은 그보다 더욱 발전, 진화하여 이제 1류로 도약했다. 문제는 이를 아는 사람들이 한국 밖에서보다 한국 안에 훨씬 적다는 점이다.
이병종 필자 주요 이력
▷연세대 언론정보학 박사 ▷AP통신 특파원 ▷뉴스위크 한국지국장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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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내용
1. 부당해고 : 입사 설명회 시 정년 보장 약속 하였음
☞ 그러나 매년 몇 명씩 퇴사 조치하고 있음, 언제 해고 될 지 모르는 상태 근무하고 있음
2. 주말(토,일) 강제 출근 요청에 의한 강제노동으로 주말 휴식 미 보장
☞ 쉬는 토요일 강제 근무시키고 특근비 미 지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