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원 대상 '설문조사' 있고 없고…네이버·카카오 원격근무제 처음부터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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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기자
입력 2022-06-0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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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4일부터 각 사 근무제 본격 실시

  • 네이버는 사전조사 바탕으로 새 근무제 수립

  • 카카오 직원들, 음성툴·집중근무시간 등 지침에 불만 터뜨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남궁훈 카카오 대표. [사진=각 사]

네이버와 카카오가 오는 7월부터 신규 원격근무제를 전면 도입해 운영한다. 운영 기조는 같다. 어디에서 일하든지 해야 할 일만 제대로 한다면 상관없다는 거다. 하지만 두 회사의 근무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과정을 보면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네이버는 전 직원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근무제의 큰 방향성을 정했다. 반면 카카오는 근무 지침을 먼저 만들어 이를 전사에 적용한 뒤, 점차 수정해나가는 방식을 택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내달 4일부터 근무 방식을 직원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커넥티드 워크'를 실시한다. 직원들은 주3일 사무실에 출근하는 '타입오'와 전일 원격근무가 가능한 '타입알' 등의 두 가지 형태 중에 고르면 된다. ​반기에 한 번씩 근무 형태를 바꿀 수 있다.

커넥티드 워크 제도는 네이버가 정의하는 '일'이 동료, 사용자, 중소상공인(SME), 창작자, 사업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연결된다는 의미다. 네이버는 2020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시기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단계별 원격근무를 실시해왔다. 이보다 앞선 2014년에는 직원 개인이 업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했다.

최근 일상회복 움직임이 빨라지자 네이버는 차세대 근무제 마련을 위해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였다. 전 직원 대상 설문조사에서 △지난 2년간 근무 방식의 장단점 △당사에 적합한 근무 방식 △기타 지원이 필요한 사항 등을 물었다. 이 결과가 새 근무제의 기초가 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해당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부 논의를 거쳐 타입오·타입알 제도를 만들었다"면서 "참여를 원하는 직원들을 상대로 관련 집단심층인터뷰(FGI) 방식의 간담회도 했다"고 강조했다. 근무제 관련 의견을 보다 생생하게 대면으로 듣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카카오는 사전 설문조사 대신 전사 지침을 공지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달 30일 새 원격근무 체제인 '메타버스 근무제'를 공개하자, 직원들은 익명 플랫폼을 통해 불만을 터뜨렸다. '핵심지침('그라운드룰') 일부가 일종의 업무 감시로 느껴진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직원들의 반감을 산 지침은 ①일하는 시간에 '음성채널에 접속해 있어야 한다'는 원칙 ②13~17시는 반드시 일해야 한다는 '코어타임(집중근무시간)' 제도 등 크게 두 가지다.

이에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근무제 발표 하루 만에 일부 지침을 개선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음성툴 사용은 조직·직무 단위 투표를 거쳐 필요 여부를 다시 정하고, 코어타임도 직원들과 논의해 다시 설정하기로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새 근무제를 이제 막 발표한 상태"라며 "실제 도입 시점까지 시간이 남아있어 크루(임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해 보완할 부분은 반영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메타버스 근무제 수립에는 '공동체 일하는 방식 2.0 태스크포스(TF)'가 역할을 했다. 일반 사원들도 포함된 조직이었다. 카카오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등과 워크숍을 진행하며 최종 근무 형태를 결정했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카카오가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닫은 것은 아니다. 카카오는 창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5시에 대표와 온·오프라인 다대일 면담 행사인 'T500'을 실시해왔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중에도 T500을 꾸준히 진행해 직원들과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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