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와 렙솔은 베네수엘라의 국영 정유사 PDVSA의 합작투자사다. 이들은 PDVSA가 빚을 갚지 못하고 배당마저 제대로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자 현금 대신 원유를 받아왔다. 그러나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원유를 통한 부채 상환은 금지됐다. 로이터는 "이번 운송량이 국제 원유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대규모는 아니지만,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의 유럽 수출 제재를 완화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지적했다. 다만 해당 조치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은 제재 해제를 통해 러시아 원유 금수로 유럽이 받을 타격을 줄이는 것은 물론 베네수엘라의 중국 원유 수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야권과의 대화를 독려하는 것도 이번 조치의 목표 중 하나라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은 제재 해지의 조건으로 원유가 유럽으로만 운송돼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타 지역에서 재판매되는 것은 금지한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는 이번 거래는 현금 없이 이뤄지는 것으로 중국과 베네수엘라 간의 거래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가 미국과 베네수엘라 관계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월 베네수엘라와 최고위급 회담을 열었다. 당시 마두로 대통령은 야당과의 대화 재개를 약속했지만, 아직 약속이 지켜지지는 않았다.
게다가 미국 내에서 베네수엘라 제재 해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추가 제재 완화는 마두로 대통령이 야당과 협상에 나서는 등 민주적 변화를 향한 진전이 이뤄져야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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