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가 환율 급등 대응 여파로 석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주요국 외환보유액 순위도 한 단계 하락한 9위를 기록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5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액 규모는 4477억1000만 달러로 한 달 전(4493억 달러)보다 15억9000만 달러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0월(4692억 달러) 사상 최대치를 찍은 뒤 하락 기조로 전환돼 올 들어 본격적인 감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은은 이처럼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배경에 대해 일시적인 원·달러 환율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외환당국이 직접 달러를 매도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미국 달러화 약세에 따른 기타통화 외화자산과 미국 달러 환산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 변동성이 완화된 점 등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5월 외환보유액 가운데 국채와 회사채 등이 포함된 유가증권 규모는 4014억9000만 달러로 전체 외환보유액 중 89.7%를 차지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무려 73억3000만 달러 급감한 것이다. 반면 예치금은 218억6000만 달러(전체 외환보유액 중 4.9%)로 전월 대비 56억1000만 달러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인 SDR(150억8000만 달러)도 전월 대비 1% 증가하며 전체 외환보유액 중 3.4%를 차지했고 IMF 포지션(44억8000만 달러)은 전월(44억5000만 달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금 역시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가격으로 표시해 한 달 전과 같은 47억9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5월 중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국 달러화 지수(DXY)는 101.67로 전월(103.62)보다 1.9% 감소했다. 변동률을 보면 유로화와 엔화가 각각 2.6%, 2.5% 절상됐고, 파운드화와 호주달러화도 각각 1.5%, 1.3% 절상됐다. 이 중 엔화는 자국통화표시법(엔·달러)을 사용하고 있어 대미 달러화 환율 하락이 달러화 대비 강세를 뜻한다.
한편 4월 기준 한국 외환보유액(4493억 달러)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으로 한 단계 하락했다. 1위인 중국 외환보유액은 3조1197억 달러로 전월 대비 683억 달러 감소했다. 이어 일본(1조3222억 달러), 스위스(1조318억 달러), 인도(5967억 달러), 러시아(5931억 달러), 대만(5451억 달러), 홍콩(4657억 달러) 순이었다. 전월 9위를 기록했던 사우디아라비아(4516억 달러)는 외환보유액이 소폭 늘면서 한국과 순위가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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