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의 정치직설] 윤석열 취임 한 달···'경남통'에 성공 여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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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입력 2022-06-0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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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사진=인사이트케이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승리로 지방선거가 끝이 났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간신히 승리했던 윤 대통령은 당선 이후에도 대선 승리의 탄력이 붙지 않았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신·구 세력은 충돌했고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법안은 대선 패배에 아랑곳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이 더 속도를 내며 서둘렀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인 상황에서 대선 승리의 정치적 영향력이 좀처럼 발휘되지 않았다. 대선 이후 두 달 가까운 시간 동안 국민의힘과 민주당 정당 지지율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하고 윤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면서 정치판은 뒤바뀌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식과 함께 임기를 시작하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특별 열차를 동원해 파격적인 규모로 광주 5·18 행사에 참석하면서 컨벤션 효과가 제대로 나오는 힘을 발휘했다. 서서히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벌어지기 시작했다. 5월 20일은 일종의 분기점이 되는 날이 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고 내각 인선 논란으로 차일피일 미뤄졌던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까지 산고 끝에 통과되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 마련된 대통령 용산 집무실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을 첫 방문지로 선택하면서 ‘한·미 기술동맹’은 윤 대통령의 첫 외교 성과로 기록되었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방선거 직후인 6월 2일 실시한 조사(3일 공표,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아니면 잘못 수행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53%로 선거 직전 조사보다 조금 더 올라갔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34%로 나타났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긍정과 부정의 차이다. 당선인 시절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기대감은 부정 평가가 더 높기도 하고 긍정이 높다 하더라도 긍정과 부정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방선거 직후 실시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긍정 평가는 부정보다 거의 20%포인트 가까이 더 높다.

윤 대통령의 50%대 지지율은 낮은 것일까 아니면 높은 것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높은 편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임기 초반 70~80% 지지율의 고공행진을 했었다. 바로 허니문 효과(대통령의 임기 초반 국민과 언론으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 현상)를 누렸기 때문이다. 팽팽했던 대선 결과를 본다면 절반 가까이 반대 진영인데 역대 대통령처럼 고공행진은 당장 어려운 과제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취임 한 달 시점의  과제 해결이 중요해졌다.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국정 주도권은 윤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그렇지만 여전히 의회 권력은 민주당이 다수당인 여소야대 국면이다. 윤 대통령의 발언처럼 ‘정치적 승리로 희희낙락’할 상황이 전혀 아니다. 고물가, 고유가, 고금리로 나라 살림은 풍전등화의 위기 상태다. 남북관계는 북한의 핵실험 위협과 미사일 도발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정치적 통합은 더 중요한 과제다. 지방선거 출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투표율은 낮았지만 이념적으로나 지역적으로 더 골이 깊어진 결과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했던 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검찰 출신 인사를 집중적으로 등용한 대통령을 향해 ‘검찰공화국’이냐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다수당이 존재하고 있다. 지방선거 승리가 국정 주도권을 잡는 데 보탬이 되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경제, 남북, 통합 즉 ‘경남통’을 해결해야 한다. 부동산을 포함한 경제 문제, 핵 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위협하는 북한을 상대로 한 남북 관계,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민들마저 진영으로 나누어진 민심을 통합하는 일까지 지방선거가 끝이 아니라 취임 한 달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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