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원유 가격 상승이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 데이터연구소인 데이터트렉은 보고서를 통해 과거 사례를 근거로 원유 가격 상승이 경기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7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은 전일 대비 0.91달러, 0.8% 올라간 배럴당 119.41달러를 기록했다.
데이터트렉 연구원들은 새 보고서에서 "우리는 여전히 배럴당 140달러의 수준의 국제유가를 경기 침체의 주요 지표로 봐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지난 여름 배럴당 70달러 수준에서 2배나 뛴 것이며, 1970년 이후 1년 안에 국제유가가 2배이상 상승한 경우에는 향후 12~18개월 내에 경기 침체가 발생했었다"고 경고했다.
1970년대에는 모두 2차례의 오일쇼크가 발생했다. 당시 중동의 정치 변화로 촉발된 1차(1974~1975년)·2차(1979~1981년) 오일쇼크는 모두 경기 침체를 불러왔다. 1974년 유가는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넘게 상승한 배럴당 11.5달러까지 치솟았다. 1979년의 이란혁명 탓에 발생한 2차 오일쇼크 당시 1980년 4월 유가도 1년 전보다 두 배가량 오르면서 배럴당 39.5달러 기록했다.
일반 휘발유 소매 가격의 60%를 차지하는 WTI 원유 가격은 원유가가 올라 휘발유 가격의 62%까지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7주 연속 올랐다. 휘발유 가격은 한주간 26센트가 뛰었다.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는 한달 전보다 56센트, 작년보다 1.81달러나 상승했다. 현재 10개 주에서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5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다른 전문가들도 유가가 14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을 내놨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수석 원자재 전략가는 국제유가가 올해 여름에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14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기록적으로 낮은 현재 재고 수준 등을 근거로 들었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은 석유 정유공장의 생산능력이 병목 현상을 보이며 휘발유 가격이 국제유가가 배럴당 160달러에 이른 것처럼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랜트유는 올해에만 50% 올랐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은 브렌트유가 올해 3분기 평균 배럴당 약 140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들은 "수요가 정점에 도달하는 이번 여름에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이들은 소비자가 실제 유가 가격보다 훨씬 급등한 것처럼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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