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 시장에 '눈치 보기'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값이 2주 연속 하락했다. 강남권 핵심 지역인 강남구 역시 12주 만에 보합세(0.00%)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이 9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첫째 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2주 연속 -0.01%를 기록했다. 전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9주 만에 보합세에서 하락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영향으로 매물 누적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과 매물 적체 여파로 서울 전체가 약보합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 전역 아파트 가격은 뚜렷하게 둔화세를 보였다. 노원구(-0.03%)·성북구(-0.03%) 등 강북권뿐 아니라 새 정부 출범 전후 전반적인 관망세에도 큰 상승 폭을 유지해온 강남권과 용산구 역시 활력이 떨어진 모양새다.
특히 강남구는 매물 적체 영향으로 관망세가 짙어지며 12주 만에 보합세로 전환됐다. 앞서 강남구는 2월 둘째 주(14일, -0.01%) 당시 하락 전환한 후 4주 동안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이후 대선 직후인 3월 둘째 주(14일)에는 보합세로, 그다음 주인 3월 셋째 주부터 5월 말까지 플러스를 이어갔다. 4월 둘째 주(11일) 당시에는 0.04% 상승 폭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송파구 역시 2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했다. 송파구에서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로 불리는 잠실 지역 인기 단지가 하락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 보유세 절세를 위한 급매물이 적체된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여파도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8일 22억5000만원(29층)에 거래돼 4월 말 전 고가(26억5000만원)에서 4억원이나 급락했다. '잠실엘스' 전용 84㎡와 '트리지움' 전용 84㎡ 역시 지난달 17일 24억2000만원(18층)과 이달 9일 21억8000만원(4층)에 전 고가(각각 지난해 10월 27억원, 9월 24억5000만원)보다 약 3억원씩 하락했다.
반면 서초구는 전주 0.01%에서 0.03%로 상승 폭을 넓혔다. 주요 상승 지역은 반포동 고가 단지에서 방배동으로 옮겨갔다. 최근 방배삼익아파트가 정비계획 변경안과 이주 계획을 확정한 여파로 인근 지역 매매와 전세 가격이 술렁이고 있다. 실제 이달 4일 방배동 삼호아파트 전용 81㎡가 지난해 8월(18억원) 이후 첫 거래가 나왔는데 18억5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아울러 새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집무실 이전 호재로 서울에서 가장 가파르게 가격이 오르던 용산구 역시 3주 연속(0.05%→0.03%→0.01%) 상승 폭이 축소되며 기울기가 둔화하는 모양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실장은 "강남구에 '똘똘한 한 채'로 대표할 수 있는 시장 수요가 있더라도 전반적인 시장 활력이 약화한 것"이라면서 "특히 전월 서울 전체 부동산 거래량이 1326건에 불과하고 각 시장 요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함 실장은 "올해 누적 변동률 측면에선 여전히 0%대로 미미한 수준이기에 주간 단위 추이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는 것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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