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누리호 2차 발사를 앞두고 우주항공 관련주가 벌써부터 비상하고 있다. 특히 한국항공우주는 주가가 3주 새 23% 급등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우주항공산업 분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우주항공 테마가 중장기적으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전일 대비 3.50%(2000원) 오른 5만9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5만9400원까지 오르며 6만원 선 돌파를 시도했다. 같은 우주항공 테마로 묶이는 LIG넥스원과 한국항공우주도 전일 대비 각각 3.42%(2800원), 1.76%(1000원) 상승 마감했다.
이들 종목은 3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19일 4만6650원이었던 한국항공우주는 이날까지 24.12%(1만1250원) 급등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16.54%)와 LIG넥스원(15.57%)도 상승 폭이 15%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592.34에서 2625.44로 1.27%(33.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우주항공 관련주 상승 폭이 코스피 대비 12~19배에 달했던 셈이다.
우주항공 관련 지수도 강세다. NH투자증권이 산출하는 'iSelect 우주항공UAM' 지수는 같은 기간 1109.57에서 1194.27로 7.63%(84.7포인트) 올랐다. 지수는 한국항공우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회시스템, LIG넥스원, 현대위아 등으로 구성됐다. 이 지수를 추종하는 'ARIRANG iSelect우주항공&UAM' 상장지수펀드(ETF)는 9930원에서 1만630원으로 7.04%(700원) 상승했다.
우주항공 관련주의 강세는 누리호 2차 발사 계획이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에 따르면 누리호 2차 발사 예정일은 오는 15일이다. 우주나 기상 상황에 문제가 생기면 발사 예비기간인 16~23일에 발사될 예정이다.
총중량 200톤(t), 길이 47.2m, 최대 직경 3.5m인 누리호는 약 180㎏인 성능검증위성을 해발고도 600~800㎞ 구간에 안착시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누리호에는 부품이 약 36만개 탑재됐고 부품 제조와 검증에 참여한 협력업체만 300곳에 달한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 총 조립을, 한국항공우주는 발사체 조립 책임을 맡아 대표적인 누리호 테마주로 꼽힌다. LIG넥스원은 위성항법시스템을 공급했다.
우주항공 테마는 중장기적으로도 강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우주 운송수단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보잉은 지난 5월 20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우주인을 실어 나를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 뒤 국제우주정거장과 도킹에 성공하면서 유인 우주선 개발에 성공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도 우주 택시로 불리는 상업용 우주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우주산업 개발에 올해에만 7340억원을,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에 2022년부터 2027년까지 6873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산업 육성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정부는 2023년에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2024년에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초소형 위성 1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이어 2026년에는 초소형 위성 2~6호, 2027년에는 초소형 위성 7~11호를 발사한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누리호 2차 발사는 1차 발사 때 문제점을 보완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한국형 발사체 개발 계획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100t급 엔진 추력을 갖춘 재사용 가능한 고성능 액체 로켓 개발도 추진될 예정이다. 미국 스페이스X처럼 발사체를 회수해 재사용이 가능해지면 발사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어 한국도 민간 우주 시대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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