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선수권대회 2라운드 관전 요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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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이동훈 기자
입력 2022-06-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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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6월 9일) 밤 종료된 제65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원) 1라운드는 늘어난 상금(3억원 증액)만큼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산 위에서 골프 팬(애호가)을 부르는 피리 소리였다.
 

64타를 때리며 순위표 맨 윗줄을 차지한 최호성. [사진=KPGA]

◆낚시꾼이 돌아왔다

'낚시꾼 스윙'을 구사하는 최호성이 돌아왔다. 최호성은 이날 경남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1라운드 결과 64타(7언더파)를 기록했다. 49세의 괴력이었다.

인 코스(10번 홀)로 출발한 최호성은 10·13·14·16번 홀에 이어 1·4번 홀 거푸 버디를 낚았다. 6번 홀(파3) 보기를 범했으나, 7·8번 홀 냅다 버디를 낚아챘다. 어복이 터진 날이다. 넣었다 하면 버디가 걸려 올라왔다.

최호성의 마지막 코리안 투어 우승은 11년 전인 2011년 레이크힐스 오픈.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투어 통산 3승을 쌓는다.

최근 해외 우승은 2018년과 2019년 일본골프투어(JGTO)에서 기록했다. 2019년에는 당시 1위였던 일본의 젊은 피 이마히라 슈고를 물리치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오랜만이네"라는 인사를 건네며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최호성은 "좋은 날씨만큼 플레이가 좋았다. 아내(황진아) 덕분인 것 같다. 심리 상태를 편안하게 해줘서 힘이 된다. 동반자들도 좋았다. 선배님들(김종덕, 최경주 등)과 함께했다. 늘 자신에게 도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호성은 "긴 전장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 날씨가 좋아야 성적이 좋다. 좋지 않으면 정신력 싸움으로 가서 쉽게 피로해진다"며 "아직 1라운드가 끝났을 뿐이다.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한 샷, 한 샷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8년 한국 오픈을 통해 전 세계에서 유행했던 최호성의 '낚시꾼 스윙'은 최근 많이 수정됐다. 이에 대해 최호성은 "후배들만큼 거리를 못 내다보니까 (낚시꾼 스윙을) 하게 됐다. 매년 발전하고 있다. 당연히 스윙은 바뀐다. 코로나19 이후에 국내 대회만 뛰고 있다. 적응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내 황진아 씨(오른쪽)와 함께 이동 중인 최호성(중앙). [사진=KPGA]

◆선수권 최고령 커트라인 통과에 도전

대회장 9번 홀(파5). 갤러리와 관계자가 뒤섞였다. 한 선수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서다. 그 선수의 이름은 바로, 김종덕. 61세인 그가 보기 없이 10·1·3·4번 홀 버디를 기록하며 하루를 마쳤다. 67타(4언더파) 공동 5위.

스코어 카드(기록표) 접수처로 향하던 와중에 그의 백을 전담했던 하우스 캐디는 자신을 자책했다. "제가 라인을 잘 봤어야 하는데요." 그랬더니 김종덕은 "보기 없이 끝내서 잘한 거에요. 잘했어요"라고 토닥였다.

관록에서 나오는 넓은 아량이다. 기자회견장에서도 입담에 경험이 묻어 있었다.

김종덕은 "시합에 나오면 좋다. 후배들과 함께해서 행복하다. 즐거운 라운드를 했다. 잘 치든 못 치든 즐거운 게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이어 김종덕은 자신의 골프를 설명했다.

"체력이 떨어지면 좋은 기술이 있어도 안 된다. 보기를 하고 만다. 오랜만에 걸으면서 운동하니까 좋다. 허리에 힘을 딱 줬다. 등산과 헬스(피티)를 꾸준히 했다. 몸에 필요한 근육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식단도 몸에 맞는 것을 먹는다. 투어 생활 몇십 년이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라 본다. 나이를 먹을수록 몸으로 쳐야 한다."

김종덕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다음 날(6월 10일) 밤, 커트라인(합격선)을 통과한다면 이 대회 최고령 합격선 통과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종전 기록은 최윤수가 2007년 세운 58세 11개월 1일. 6월 10일 기준 김종덕의 나이는 61세 6일이다. 커트라인을 넘을 경우 약 2년 1개월 정도를 늘리게 된다. 김종덕은 짧은 대답으로 다짐을 대신했다. "열심히 총대 메고 하겠다. 여기뿐만 아니라 남서울 컨트리클럽(GS칼텍스 매경오픈 대회장) 기록도 경신해 보겠다."
 

환하게 웃는 김종덕(오른쪽). [사진=KPGA]

◆커피 차와 함께 돌아온 '골프 스포테인먼트'

갤러리 플라자에는 의문의 커피 차가 등장했다. 호주 교포 이준석과 안백준의 소속사(커몬엔터테인먼트)가 보낸 깜짝 선물이다. 안백준은 유튜브 채널(안백준 SWAGGER)을 운영 중인 프로골퍼다.

말대로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겸비한 스포테인먼트다. 안백준은 유튜브, 예능(골프왕 출연 등)과 골프 모두를 섭렵한다.

2008년 코리안 투어에 데뷔한 안백준은 올해로 14년 차가 됐다. 1988년생이다. 최근 1989년생 양지호는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무관의 한을 털었다. 데뷔 11년 만이다.

지난(2021년) 시즌에는 투어 카드를 잃으며 스릭슨(KPGA 2부) 투어로 내려갔다. 이번 대회는 출전권이 없었다. 예선 마지막 순위(8위)로 남은 한 자리 티켓을 구했다.

어렵사리 대회에 출전한 그는 이날 버디와 보기를 4개씩 주고받아 71타(이븐파)를 적어냈다.

야외 취재 구역에서 만난 안백준은 "예선에서도 통과하지 못할 줄 알았다. 120명 중 50명이 남았을 때 7위였다. 밥 먹고 나서 보니 8위가 됐다. 올해 처음 코리안 투어에 나섰다. 오랜만에 시합장에 와서 기분이 좋다. 박은신과 양지호의 우승을 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어 카드를 잃고 고민이 많았다. 나이가 있다 보니 그만해야 하나 생각했다. 돌아오니 너무 좋다. 그만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대회 성적이 좋지 않아도 스릭슨 투어에서 다시 올라오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끝에 안백준은 "지금까지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여유가 없었다. 최근에는 3가지(유튜브, 예능, 골프)를 겸비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안백준. [사진=이동훈 기자]

갤러리 플라자에 설치된 커피 차. [사진=이동훈 기자]

◆"우승으로 향하는 기차에는 우리도 타고 있다"

이번 대회 우승자는 그린 재킷을 입고 순회 배를 들어 올린다. 우승 상금은 무려 3억원이다. 부상으로는 코리안 투어 5년 시드와 제네시스 포인트 1300점(1등급)이 주어진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출전권과 KPGA 선수권대회 영구 출전 자격은 덤이다.

이날 버디 6개, 보기 1개로 66타(5언더파) 공동 2위에 위치한 최진호는 2017년의 영광을 더듬는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장에 방문한 최진호는 "샷이 안정적이었다. 생각보다 그린이 느렸다. 선두권에 있다는 것을 끝나고 알았다"고 설명했다.

최진호는 2018년 DP 월드(전 유러피언) 투어 진출 이후 스윙에 문제점이 생겼다. "유럽에서 스윙이 많이 바뀌며 비거리가 나지 않았다. 멘탈(정신력)도 좋지 않았다. 최근에는 스윙이 좋았지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허리를 다쳤다. 리듬이 흔들린 상황이다."

서요섭은 2021년 이 대회 우승자다. 디펜딩 챔피언. 이날은 성적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70타(1언더파) 공동 38위.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1년 만에 방문한 기자회견장은 감회가 새롭다. "(2021년은) 투어 생활 중 최고의 한 해였다. 안주하지 않으려 했다"며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와서 영광이고 기분이 좋다.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았지만, 퍼트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내일부터는 순위를 끌어 올려 보겠다."

서요섭은 2021년 이 대회 우승 당시 자신을 '생계형 골퍼'라 설명했다. 올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부모님과 투어 생활을 이어 가는 중이다. 

"여유가 생겼다. 상금을 많이 획득했지만, 세금도 많이 냈다."

서요섭은 이날 다리를 건너다가 퍼터를 물에 빠뜨렸다. 캐디가 물에 들어가서 퍼터를 건져냈다. 물에 푹 젖은 캐디를 꼭 안아줬다.

"17년 치면서 퍼터가 처음 물에 빠졌다. 카트가 오고 있어서 비키며 돌리다가 떨어뜨렸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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