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위안화 4거래일 연속 약세 행진
14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300위안 올린 6.748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0.45% 하락한 것으로 위안화 가치는 4거래일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환율을 올렸다는 건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이날 역내·외 시장에서도 위안화는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홍콩 역외시장에선 이날 오전 달러·위안 환율이 6.77위안을 돌파했으며, 장중 한때 6.78위안까지 치솟기도 했다. 역내 위안화도 6.75위안대를 기록, 5월 27일 이후 10거래일 만에 다시 6.75위안대로 올라섰다.
달러·위안 환율은 지난달부터 예측 불허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5월 중순까지 위안화 환율이 꾸준히 상승(가치 하락)세를 보였지만 5월 말 이후부터는 등락을 반복했다. 그러다가 지난 9일부터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향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에선 이번주 위안화 고시환율이 6.65~6.8위안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달러 강세로 위안화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로이터는 코로나19·미국의 통화정책 역풍으로 위안화가 한 달 만에 최악의 주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 디커플링·인플레 등, 위안화 약세 부추겨
위안화 가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을 웃돌면서 하락이 빨라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더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 상승했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다.여기에 미·중 간 통화 디커플링(탈동 조화)도 위안화의 약세를 부추겼다. 이번달에도 연준은 14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대 이상의 큰 폭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처럼 양국의 통화정책이 다른 길로 가면서 위안화 추가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는 15일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인하하거나 20일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왔다. 딩솽 홍콩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50% 이상의 확률로 MLF 금리가 10bp(1bp=0.01%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대출우대금리(LPR) 1년물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셰나 위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도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코로나19 완화와 강한 소비자 수요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 목표치인 3%를 밑돌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로 PBOC는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금리를 내릴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에 LPR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1% 올랐다. 전달 상승률(2.1%)과는 변함이 없지만 로이터와 중국 금융정보제공 플랫폼 윈드(Wind)의 전망치 2.2%는 하회했다.
중국 관영 언론도 당국이 경기 부양 목표를 위해 조만간 금리나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등 추가 통화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4일 중국 증권 매체 중국증권보는 전문가를 인용해 통제 가능한 인플레이션,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은 이미 정점을 찍었다며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 목표를 위해 금리와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더 낮출 여력이 있는 만큼, 추가 통화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다만 급격한 위안화 평가절하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1일 산시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 약세 흐름을 바꾸긴 어려울 것이지만 지난 4~5월만큼 위안화의 가치 낙폭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중국 당국이 내놓은 추가 부양책 덕에 위안화 환율이 크게 요동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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