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유럽서 광폭행보...'비전 2030' 달성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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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2-06-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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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덜란드 총리 이어 ASML 경영진, IMEC 잇달아 방문

유럽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루크 반 덴 호브 IMEC CEO 등을 잇달아 만나는 광폭 일정을 소화했다.

삼성전자의 중장기 반도체 전략인 ‘비전 2030’ 실현을 위해 시스템반도체 미래 협력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미래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4일과 15일(현지시간) 양일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인트호번, 벨기에 루벤 등을 찾았다. 

헤이그에서는 뤼터 총리를 만나 ASML 장비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7nm(나노미터·1nm=10억 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연구개발부터 설계, 장비, 전자기기 완제품까지 관련 산업 생태계가 고루 발전해 있다. 이 부회장이 뤼터 총리와 만난 것은 반도체 산업의 핵심 국가인 네덜란드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이 부회장은 이날 뤼터 총리에게 삼성과 네덜란드의 오랜 우정과 감사의 의미를 담은 문구를 각인한 웨이퍼를 전달하기도 했다.

에인트호번에서는 ASML 본사를 방문해 베닝크 CEO와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경영진을 만나 양사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ASML 본사를 찾은 것은 20개월 만으로, 이날 방문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이 동행했다.

삼성전자와 ASML 경영진은 △미래 반도체 기술 동향 △반도체 시장 전망 △EUV 노광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 △양사 중장기 사업 방향 등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네덜란드 방문을 계기로 반도체 연구개발·투자, ASML과의 기술협력 등을 확대해 차세대 반도체 생산 기술을 고도화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과 메모리반도체 기술 초격차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15일에는 벨기에 루벤에 있는 유럽 최대 규모의 비영리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호브 CEO와 함께 반도체 분야 최신 기술과 연구개발 방향 등을 논의했다.

그는 또한 AI, 바이오·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IMEC에서 진행하고 있는 첨단분야 연구개발 현장도 살폈다. 이는 공교롭게도 이 부회장이 꼽은 ‘삼성의 미래 먹거리’ 분야와도 궤를 같이 하는 분야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ASML과 IMEC를 연이어 찾은 것은 삼성이 차세대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미래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겠다는 또 하나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네덜란드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총리에게 삼성과 네덜란드의 오랜 우정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은 문구를 각인한 웨이퍼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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