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회원 수 6만명, 자산규모 85억원으로 출범한 군인공제회는 현재 17만명 이상의 회원과 약 14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국내 주요 공제회로 성장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투자 환경이 급변한 2020년 이후 2년 연속 높은 순이익을 올리며 자산 규모가 3조원 이상 증가했다. 과거 금융위기 이후 피나는 체질개선 노력을 기울인 성과가 위기와 함께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2011년 자산배분 및 조직 개편··· 부동산 비중 축소
지난 2011년은 군인공제회(군공)의 자산운용에 있어 '분기점'으로 꼽힌다. 과거 군공은 자산운용에 있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개발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부동산PF 사업은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장점이 있지만 금융위기 등으로 경기가 하락할 경우 자금회수가 불투명한 단점이 있다.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회원들에게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공제회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다. 실제 군공은 2010~2011년 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며 대내외로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외부 컨설팅을 통해 각종 자산의 리스크 측정 지표와 관리방안을 개선하고, 리스크관리위원회와 투자전략실을 신설했다. 리스크관리팀은 이사장 직속의 리스크관리실로 확대 편성해 심사 기능을 강화했다. 투자심의에 참여하는 외부전문가 정원을 확대하는 한편, 2013년부터는 투자심의 이전에 사전평가위원회를 거치도록 했다.
◇2015년 이후 7년 흑자경영··· 크레디트 펀드 등 신규 투자 모색
10년이 흐른 현재 군공의 자산배분 비중은 획기적으로 변했다. 당시 37.7%에 달했던 부동산 자산 비중은 당시 개선했던 포트폴리오대로 20% 중반 수준까지 줄었다. 지난해 말 자산배분 비중은 주식(7.6%), 채권(9.3%), 대체투자(22.8%), 부동산(25.4%)으로 나타났다.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 타 자산의 규모가 커진 가운데 부동산 분야는 2012년(3조2452억원)과 비슷한 3조6533억원으로 유지한 결과다.
이 같은 개선에 힘입어 군공의 성장세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 2015년 1.4%의 운용수익률과 함께 232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이후 7년 연속 흑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1496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34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887억원) 대비 4배 이상 높은 수치이며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 포괄손익 기준 수익률은 6.4%에서 8.1%로 올랐고, 운용자산 규모는 14조3673억원으로 전년(12조6958억원) 대비 1조6714억원 늘었다.
군공은 지난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출자에서 높은 성과를 거뒀다. 잡코리아, 하이브, 야놀자 등 주요 투자기업의 매각과 기업공개(IPO)로 고수익을 올렸다. 최근에는 사모신용펀드(PCF) 등 새로운 분야로 대체투자를 확대하며 안정적 운용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7월 IMM프라이빗에쿼티(PE)의 SK루브리컨츠 지분 인수에 참여해 약 7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PCF 등 크레디트 펀드는 안정적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6~7%의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어 공제회의 성격에 알맞은 투자처다. 대부분 변동금리를 채택해 금리인상기에 유리한 성격도 있다.
지난해부터 운용 총괄을 맡은 이상희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삼성생명 전략투자부장과 뉴욕투자법인장, 롯데손해보험 자산운용총괄 상무를 지낸 뒤 군공 금융투자부문 이사로 선임됐다. 오랜 기간 해외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에 밝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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