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 은행대출 연체율 상승세 전환…대규모 부실 현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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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2-06-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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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전월 대비 0.02%p 상승…신용대출·중기대출 상승폭 커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광고 안내판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전월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의 연체율이 올랐고, 기업대출은 부실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과 중소법인,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상환 부담을 낮추겠다며 시행해온 대출금 만기 연장과 원금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오는 10월 만료되는 만큼, 향후 연체율 상승에 따른 시중은행의 부실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 잠정치는 전월 대비 0.02%포인트 상승한 0.23%를 기록했다.

연체율이 상승한 이유는 신규 연체 발생금액이 전월보다 증가했지만,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신규연체 발생액은 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000억원 늘었다. 반면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전월보다 9000억원 감소한 5000억원에 불과했다.

연체율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모두 전월보다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18%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01%포인트 상승했고, 신용대출 등 주담대를 제외한 가계대출 연체율은 0.04%포인트 올랐다.

기업대출도 모든 부문에서 연체율이 상승했다. 이 기간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전월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중소법인과 자영업자대출은 각각 0.02%포인트 올랐다. 대기업대출 연체율 상승폭은 0.01%포인트였다.

일각에서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와 오는 10월 만료되는 대출금 만기 연장과 원금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 후 시중은행의 대출 부실 리스크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시중은행들의 대출 리스크는 확대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금리부 자본변동(이하 금리 EVE)은 총 3조6406억원으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직전인 2019년 말보다 76.9%(1조5415억원) 늘었다. 금리 EVE는 이자율 변동으로 은행의 자본에 발생할 수 있는 예상 위험을 수치화한 지표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6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국은행도 지속적으로 금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금리 인상은 결국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가계와 기업의 대출 상환 부담을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때문에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가계와 기업이 늘고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면, 결국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대출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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